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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흔들리는 연말, 누가 내 생명을 지켜줄 것인가?
icon 터진목탁
icon 2013-12-03 13:02:09  |   icon 조회: 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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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이맘때 쯤 교통사고를 처리했다. 새벽 1시경 졸린 눈을 비비며 그날따라 연이어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를 처리하고 있는데 관내 파출소의 황당한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가보니 신고운전자의 소나타 승용차 뒤쪽 약 4미터에 건장한 체격의 30대 남자가 피를 많이 흘리며 사망하였고 운행 도중 뭔가 덜컹하는 느낌에 후사경을 보니 검은 물체가 보여 승용차를 세우게 되었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른다 했다.

사고현장은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 교차로로 한쪽은 규모가 큰 교회가 있어 평소 보행자 왕래가 잦은 곳이지만 차가운 날씨에다 늦은 시간이라 목격자가 없었고 감시카메라 또한 없었지만 승용차로부터 피해자로 이어진 혈흔에 교통사고로 수사하게 되었다. 신고운전자는 진해에서 대리운전을 해 오던 길이었다며 사고를 극구 부인하였고 승용차도 충격흔적이 없지만 일단 소유자의 양해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피해자를 살핀 바 착용한 청바지와 혁대가 뭔가에 닿은 상태로 엉덩이 살점 훼손에다 뼈가 드러날 정도였으나 얼굴 등에는 아무런 외상도 없는 상태라 부검 실시로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게 되었다.

부검결과 목 가득히 음식물로 꽉 막힌 상태의 질식사가 직접사인으로 밝혀졌고 본건 신고 접수 전 사고현장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차도 한복판에 술 취해 앉아 있는 사람을 보고 의경제대자가 신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사고는 술을 유난히 좋아했던 피해자가 친구들과 막걸리에 소주를 호기롭게 먹고 다시 편의점에서 소주 1병을 구입해 차도 한복판을 안방으로 착각해 앉아 한손으로 담뱃불을 피우며 병나발을 불었다. 최초 신고자가 이를 112신고를 하였으나 뒤따르던 승용차가 미처 보지 못하고 앞 범퍼로 충격하자 앉은 자세로 넘어지며 혁대가 앞 범퍼 밑 고리에 걸려 피해자는 승용차 밑에 매달린 채 먹은 음식물이 목으로 솟구쳐 올라 약 300미터를 끌려가면서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혁대가 끊어지자 도로로 떨어진 것이다.

경찰청에 의하면 2010년부터 지난해 3년간 차도에서 차에 치여 사망한 피해자가 508명이고 부상자는 1만4천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사고는 시야확보가 어려운 밤 시간대에 주로 발생하고 가해운전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술 취해 보도가 아닌 차도에서 잠을 자는 등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가 대부분으로 술을 좋아하는 이웃들에게 소중한 내 생명을 누가 과연 지켜 줄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 연말이 되면 우리사회는 가히 술과의 전쟁이라 할만하다. 무슨 모임이 그리 연말에 많은지? 술을 먹을 기회는 많고 이를 거절할 명분 또한 약하다. 평소 술 권하는 관습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술 취해 벌어질 폐단을 상기하고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폭탄주 한두잔을 먹지 못하면 괜히 무시당하는 것 같고 권하는 술잔을 거두면 좀스러워진다는 생각에 애써 다진 각오를 허물고 호기를 부리는데 이 연말 진정 자기를 아낀다면 남들이 지켜주지 못하는 내 생명을 내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김해중부경찰서 유치관리팀장, 김병기
2013-12-03 1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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