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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쌍둥이출산 18살 산모 두고 달아난 19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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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쌍둥이출산 18살 산모 두고 달아난 19살 아빠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5.01.12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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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36>

필자를 만난 한일병원 원장께서 하시는 말씀이 "사실은 우리 병원에 18살 먹은 산모가 있는데 한 아이는 정상 분만을 했고 쌍둥이인 둘째 아이는 수술을 하여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 아버지가 치료비 구하러 간다고 간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공장에 함께 다니다가 사귀게 되었는데 애기 아버지가 경북 고향에 치료비를 구해오겠다며 가서는 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퇴원을 시켜 산모 조리도 해야 하고 애기들 우유 등 당장 산모와 아이들을 위한 조치들이 필요한데 아마도 19살인 아버지는 도망을 간 것 같고 어린 산모는 가족이 없어 오갈 데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수술비와 입원비도 중요하지만 저대로 두면 신생아와 산모의 건강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좀 도와주시면 고맙겠다고 사정을 했다. 원장님은 여기 오시는 환자분들 중에 김해불교청년회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후원 등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렇게 연락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원장님의 안내로 쌍둥이 산모를 만나보았더니 병원비 미납으로 보일러 난방이 꺼진 냉방에서 18살의 산모가 얼굴이 퉁퉁 부은 채 두 아이를 안고 울고 있었다. 필자는 즉시 원장을 보고 치료비는 우리가 마련하여 지불할 것이니 지금 즉시 방에 불을 넣어 달라 그리고 필요한 치료들을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필자가 병원을 다녀온 그날 저녁 정호일 회원이 운영하는 중화요리 식당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지원 대책을 논의한 뒤 다음날부터 모금 운동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협의된 것은 우선 병원수술비 등 1백여만 원 모금방법, 그리고 산모와 아이들이 따뜻하게 기거할 수 있는 셋방을 마련하는 일, 이불 등 침구류, 우유, 기저귀, 젖병, 아이 목욕 용기 등등 20여 가지가 넘었다.

불청 회원들은 이 추운 겨울에 두 아이와 산모가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다음날부터 실천에 옮겨졌다. 필자를 위시하여 회장단은 모금함을 들고 회원들이 운영하는 가게를 비롯하여 평소 친분이 있는 업소들만 찾아다니며 모금 운동을 했다.

마침 보름을 앞두고 있는 시기였기에 오재환 조직부장을 중심으로 회원들이 풍물 팀을 꾸려 회원 집을 돌며 지신밟기를 하여 쌀과 현금 등을 모으기도 했다. 불청 회원들의 적극적인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모아진 성금이 1백3십여만 원이나 되었다.

우리는 일단 전체 성금 중 7십여만 원은 천원짜리 지폐로 교환하여 꾸깃꾸깃한 후 몇만 원의 동전을 포함하여 별도로 모금함에 넣었다. 그리고 병원으로 달려가 원장실 책상 위에 쏟아 놓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데 까지 모금을 해 왔다.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머지는 병원에서 부담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나타날 때까지 산모와 애기들은 우리가 돌보겠다고 했다.

원장은 직원을 시켜 금액을 확인한 후 7십만 원 중 2십만 원을 돌려주며 애기 우유와 기저귀 사는 데 보태 달라며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네 여러분들 덕분에 사회가 따뜻해지는 것이다. 라며 격려를 해 주었다.

우리 일행은 다음날부터 쌍둥이와 그 엄마를 위한 셋방 구하기에 나섰다. 일단 웃풍이 없어야 하고 화장실 사용과 부엌 이용이 용이한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고생 깨나 했다.

다행히 대성동, 지금의 김해여중 앞에 있는 큰 도로변에 부엌 겸 가게가 딸린 아담한 셋방을 얻어놓고는 쌍둥이를 맞이할 수리를 했다. 도배도 하고 연탄아궁이도 손질했다. 간단한 살림 도구와 산모와 쌍둥이 애기에게 필요한 용품들은 청년회 간부회원 부인들이 맡아 수고를 해 주었다.

사전에 연탄불을 피워 방을 훈훈하게 해 놓고 새 이불을 깔아 산모와 쌍둥이를 데리고 와 입주를 시켰다.

불청회원 부인들이 미리 끓여 놓은 미역국과 흰죽, 쌀밥 그리고 애기들에게 필요한 이유식 등 만반의 준비를 하여 환영식을 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세 가족의 보금자리에 도착하여 안방에 애기를 내려놓은 쌍둥이 엄마는 말없이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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