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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번데기 장사 아주머니의 한마디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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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번데기 장사 아주머니의 한마디 ‘이럴 수가’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5.05.04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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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 <51>

아주머니로부터 오징어 선물을 받은 필자가 오징어 한 축을 들고 사무실 옆에 달려 있는 불교회관으로 들어가 오징어를 부처님 전에 올리고 절을 하는 모습을 그 아주머니가 보았던 모양이다.

필자가 사무실 소파로 돌아와 앉자 그 아주머니가 외마디소리를 내셨다. "아... 이럴 수가" 그리고 한참 후 하시는 말씀이 "부처님을 언제부터 모셨는지..." 물어보았다.

필자가 "오래되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친구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그때도 불교청년회장이었고 지금도 회장으로 활동 중"이라고 조심스레 말을 했다.

아주머니는 의아하다는 식으로 필자를 쳐다보다가 하시는 말씀이 "저희 가족 모두 독실한 기독교인이고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도 그동안 저희들을 도와주셨다니 너무 놀랍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필자가 답하기를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나누는 일에 종교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아주머니와 자녀들처럼 힘든 고통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제가 감동을 받았습니다." "부처님과 하나님도 이 세상의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자비와 사랑을 베풀어 돌봐주라고 말씀하셨지 종교를 가려가며 돌봐주고 도와주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필자의 말을 들은 아주머니는 한참 동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미안해하며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장남결혼식에 꼭 참석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돌아갔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종교 만능시대이다.

세계 2만여 종교와 종파를 위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신자만 수십억 명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국민의 80% 이상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각 종단 및 교단의 성직자들을 비롯해 종교인들의 사회기부운동이나 나눔 운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세계 최하위국 수준이라고 하니 뭐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종교가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을 위해 촛불을 밝혀 주는 것이 아니라 사찰과 교회를 초 대형화하고 신도 늘리기에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김해만 해도 각 교단의 교회들이 교회 주변 땅 사기 경쟁을 벌여 10여 곳의 대형교회 주변 상가와 주택들이 모두 교회 소유물이 되었다. 그리고 신도도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한다.

최근 모 교회만 해도 흥동에 5천여 평의 부지를 매입하여 신축교회를 완공했다. 삼안동, 내동, 활천동, 북부동, 동상동, 회현동, 장유지역의 모 교회 등도 교회 주변 주택 상가들을 모조리 사들이고 있다.

모두 신도들이 내는 헌금으로 이 같은 땅 사기 경쟁이 벌여지고 있다는 것이 어느 장로의 말이다. 사찰도 예외는 아니다. 교회와 규모가 다르지만, 이것저것 불사를 한답시고 불자들로부터 시주를 받아 대형 사찰 만드는데 치중하는 사찰이 있다는 것이다.

김해지역 교회와 사찰이 대형화되고 신도들이 늘어나면서부터 김해시가 전국에서 가장 빈곤계층이 많은 도시가 되었다.

가난을 비관하다 자살하는 시민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자살률 전국 1위 도시로 전락했다. 여기다 절도 강도 폭력 등 단순 범죄 또한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종교시설 만원, 성직자 만원, 종교인구 만원인 김해가 해가 갈수록 삭막해지는 불안한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이유가 무어라고 생각하는 지 곰곰이 생각 한번 해 봤으면 한다. 며칠 후 김수로왕릉에서 가진 번데기 아주머니의 아들이자 비닐하우스 가족의 대들보인 장남의 야외결혼식에 참석했다.

어느 목사님의 주례로 식을 마친 미래 목사님께서 필자에게 다가와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 평생 잊지 않고 훌륭한 목사가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목회자가 되겠습니다."라고 했다. 대견스러워 보이는 미래의 목사님을 앞에 두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로부터 25년, 이 세상 어딘가에서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을 훌륭하셨던 번데기 아주머니의 장남결혼식, 참으로 잘생겼고 당당해 보였던 그 모습을 그리면 오늘도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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