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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고추장ㆍ라면ㆍ소주 등 가지고 간 보따리 끌러 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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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고추장ㆍ라면ㆍ소주 등 가지고 간 보따리 끌러 보지도 못했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5.08.24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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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67>

필자를 위시해 중국 산둥성을 방문한 우리 일행 중 중국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중국에 가서 음식문화 차이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중국으로 출발하기 며칠 전 일행은 창원에서 만나 방문 기간 동안 간단하게 식사대용 또는 한국식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종합해본 결과 라면이 첫 번째로 추천되었으며 다음으로 고추장이었다. 라면은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되니까 편하고 고추장 또한 밥이든 반찬이든 비벼 먹기도 하고 찍어 먹을 수도 있어 두 번째로 추천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주(팩)가 추천되었다. 소주는 우리도 마시고 중국 관계자들에게도 한국 소주 맛을 보여 주자는 깊은 애국심으로 추천되었다.

라면은 최고제품 즉, 제일 비싼 걸로 3박스 고추장 3통(약 1리터) 그리고 소주는 대량으로 구입하여 각자의 여행 가방에 나누어 넣고 비행기에 올랐다. 중국 공항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한 라면, 고추장, 소주는 숙소인 호텔에 도착하는 즉시 모두 필자의 방으로 가져오게 하여 쌓아 두었다.

단체생활이기 때문에 단체가 공동으로 먹어야지 개인적으로 먹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두 압수한 것이다.

그런데 첫날부터 우리의 우려는 빗나가고 말았다. 산둥성 부성장이 열어준 환영 만찬장의 다양한 요리의 음식이 모두 우리 입에 딱 맞았던 것이다. 입맛에 맞을 정도가 아니라 음식에 혼을 빼앗길 정도였다.

여기다 중국 최고의 전통주 70도짜리 곡주까지 즐기다 보니 우리나라의 소주 맛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계속되는 만찬은 중국을 떠나 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러다 보니 우리가 가지고간 라면, 고추장, 소주는 돌아올 때까지 꺼내 보지도 못했다. 중국음식에 대한 우려는 우리의 기후였던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얼마나 한국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으면 음식 하나하나까지 그토록 신경을 써서 모든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게 조리를 했을까 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다음날이면 중국을 떠나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우리 일행을 청도시장이 청도호텔 만찬장으로 불러 환송회를 열어 주었다.

만찬을 마치고 청도시장이 호텔 지하에 있는 나이트클럽으로 가자고 하여 함께 갔는데 이미 다른 중국 손님 약 2~30명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놀고 있었다. 잠시 후 중국 공안 4~5명이 들이 닥치더니 손님들을 모두 나가게 하고 테이블 정리를 하더니 우리 일행을 앉게 했다.

잠시 후 노래방 기기 8대 중 4개는 한국어로 간주가 나오고 노래를 신청하라고 했다.

"중국 청도시장 참 대단하구나! 손님들을 다 쫓아내고 나이트클럽을 통째로 빌려 우리를 환송하다니 역시 사회주의 국가답구나"는 생각을 하며 신나게 놀고 있는 데 청도시장의 소개를 받은 한국말을 하는 사람이 필자에게 인사를 하며 술잔을 권했다.

알고 보니 청도에 있는 한국기업체협의회 회장이었다. 인천이 고향이라는 그분이 하는 말이 "오늘 저녁 만찬과 이곳 나이트클럽 경비까지 모두 계산하라는 연락을 받고 왔다"는 것이다.

`역시 중국 때놈 답다. 이 나쁜 놈들` 살을 부들부들 떨면서 피곤하다는 핑계로 유흥 중간에 일행을 데리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지고 간 라면과 고추장, 소주에 목을 매는 조선족 통역관과 북한 출신 통역관 산둥성 한국 담당 직원에게 골고루 몽땅 나누어 주었더니 기뻐 어쩔 줄을 모른다.

여기다 우리 일행이 모은 수백 달러를 수고비로 주려고 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아 고민하다 개별적으로 승강기로 유인하여 오르내리면서 수고했다며 살짝 쥐어주었다.

한 사람당 10개월 치 월급 정도의 큰돈이다 보니 눈물을 흘리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아닙니다. 당신들이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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