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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로또 당첨자 김씨 패륜아인가 효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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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로또 당첨자 김씨 패륜아인가 효자인가?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6.08.16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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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양산시청 현관 앞에서 79세 노 할머니가 “패륜아들을 사회에 고발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부산에 산다는 이 할머니와 딸 2명이 "아들과 오빠의 잘못된 행위를 꾸짖어 달라"며 피켓 시위를 벌인 것이다.

할머니의 아들은 부인과 이혼하고 자녀들과 함께 경기도 한 도시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어렵게 살다가 지난달 23일 우연히 산 복권이 당첨되어 세금 공제 후 27억에 달하는 행운을 움켜쥐었다.

아들은 로또에 당첨된 뒤 어머니와 함께 살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와 로또 당첨 사실을 어머니와 여동생들에게 알렸다.

아들은 그동안 자신의 자녀들을 돌봐주고 키워준 어머니를 편안하게 모시며 살겠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동생 등 가족과 로또 당첨금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 아들은 가족에게 떠나겠다고 말한 뒤 양산으로 몰래 거주지를 옮겨 버렸다. 할머니 등 가족은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사는 곳을 알아냈다. 이후 할머니 가족은 지난 5일 아들 김 씨가 사는 양산시 물금읍 한 아파트를 찾아가 김 씨의 매제인 A씨(50)가 열쇠수리공을 불러 밖에서 문을 열려고 작업을 시작하려는 순간 아들 김 씨가 경찰에 신고해 인근 지구대 경찰이 출동했고, A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어머니는 주거침입죄로 경찰에 고발되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아들 김 씨를 패륜아로 규정하고 전국의 언론들이 그를 매도하기 시작했다.

딸과 사위들은 할머니가 한때 아들의 손자, 손녀를 돌봤다며 거주할 집을 마련해주고 용돈도 충분히 주어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왜 그랬을까?

경기도에 사는 아들이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들을 외면하고자 했다면 복권당첨 사실을 숨기고 경기도에서 살았을 것이다.

아들 김 씨가 기쁜 마음으로 어머님과 함께 살겠다며 부산으로 내려와 어머니에게 복권 당첨 사실을 밝히고 앞으로 편안하게 잘 모시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랬던 김 씨가 어머니 몰래 양산으로 이사를 했고 나중에 어머니와 동생 재매들이 찾아와 소동을 벌인 것이다.

“저는 글도 모르는 엄마입니다. 저를 좀 도와주세요.”

글을 모르는 엄마가 자기 아들을 보고 “패륜아들 000를 사회에 고발합니다. 엄마를 버린 패륜아들, 주거침입죄로 고발한 아들”이라고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양산시청 앞에서 시위를 했다.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엄마가 들고 있는 피켓 내용을 보면서였다.

세상에 자식이 아무리 죽을죄를 지어도 부모가 자식을 보고 패륜아들이라고 하지 않는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넉넉지 못한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 엄마 없이 두 자식을 돌보며 고생한다고 아들 걱정이 태산 같았던 그 엄마가 갑자기 큰돈을 거머쥔 아들을 보고 엄마가 필요한 집도 안 사주고 용돈도 주기 싫어 아무도 몰래 야반도주했다면 패륜아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가 보기엔 엄마의 의지와 관계없이 누군가 써준 피켓을 들고 누군가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을 뿐 속으로는 아들과 손자 손녀들이 편안하게 잘살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가 볼 때 아들 김 씨는 패륜아들이 아니라 효자였다고 보여진다.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첨 사실을 숨기고 이혼도 하고 부모와 가족을 버리고 외국으로 이민을 가서 호의호식하며 산다고 한다.

그런데 김 씨는 어머니를 모시겠다며 어머니 집으로 내려왔고 복권 당첨 사실도 밝혔다.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정 금액을 동생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는 말도 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 간에 이견이 있었고 결국 섭섭함을 이기지 못한 아들은 엄마 곁이 아니라 형제들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일 방송과 신문이 아들 김 씨를 보고 엄마를 버린 패륜아들이라고 매도하고 있지만 필자는 그 반대로 김 씨는 효자라고 본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과 부(돈)를 보고 공짜 돈이라고 생각한 가족들의 지나친 욕심이 오빠를 아들을 섭섭하게 했던 일시적인 결과이지 결코 김 씨는 패륜아들이 아니라고 본다.

그 증거가 바로 글도 모르는 엄마가 들고 있는 패륜아들 피켓이다.

100자가 넘는 피켓 내용을 보면 남들이 김 씨를 지칭할 때 쓰는 화법이 그대로 적혀 있다.

피켓에는 패륜아들이 3번 등장하고 엄마라는 표현 또한 4번 등장하지만 부모라는 표현과 자식이라는 표현은 단 한 줄도 없다.

주인공 엄마가 만약 극단적인 감정으로 글을 알았다면 이렇게 쓴 피켓을 들고 있을 것이다.

“그놈을 낳고 키워주고 지 자식까지 떠안고 돌봐준 팔순 부모인 나를 버리고 몰래 도망간 패륜 자식을 사회에 고발합니다”

떼돈이 언제 어떻게 굴러올지 모른다. 그때 그 떼돈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소 마음 수양을 해야 한다. 떼돈 때문에 떼거리로 떼거지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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