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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활천초등 `만학당` 개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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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활천초등 `만학당` 개강하다
  • 조민규 기자
  • 승인 2017.03.2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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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교실반... `평생의 한(恨) 풀어주는 공간`
▲ 이외숙 교장.

"그때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학교에 발 한 번 디디지 못했지예. 내 이름 한 번 쓸 줄 몰랐던 것이 어찌나 원망스럽던지... 8남매를 키우느라고 학교는 커녕 공부에 신경쓸 여가가 없어심더."

김해시 안동에 자리잡은 활천초등학교 '문해교실반'은 특별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고령의 어르신들이 한글을 배우고자 성인문해학교인 '만학당'이 개강한 것.

수업은 화요일, 목요일 주 2회씩 3년간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어른신들은 해당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초등학력을 인정하는 졸업장을 취득하게 된다.

이날 문해교실에선 김명환 담임교사(前 김해 내동초등학교 교장)가 맛깔스럽고 소박스럽게 그리고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쉼 없이 어르신들께 설명을 하고 있었다.

20여평 남짓한 1층 강의실에는 50대에서부터 80대까지 머리가 힐끗힐끗한 어르신들이 책상에 앉아 자기 소개를 조곤조곤 하면서도 "하하~ 호호~" 교실이 떠들썩 했다.

맨 뒷좌석에 앉아있는 이 교실에서 아마도 유일하게 남자이면서도 나이도 제일 어려 보이는 한분도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이 문해교실 신영옥 총무였다.

이날 수업은 자기 옆에 있는 짝지 이름을 외우는 것이였다.

과거 학교근처를 가보지 못한 어르신이 대부분 이였기에, 살기위해, 자식을 키우기 위해 지금까지 제대로 한글을 배워보지 못했던 탓에 이름 석자 외우는 것이 조금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알록달록 색깔의 필통에서 연필을 꺼내 손으로 잡는 것이 다소 어색해 보였지만 "기꺼이 배우고야 말겠다"는 신념 만큼은 수능생 보다 더 열정적이다.

이른바 활천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한글교실에 참가한 '만학당'의 17명의 학생들이다.

이 '만학당'은 불과 세번째 수업이었지만, 아직도 공부하러 가기 전이 설레고 행복하다는 그들에게 한글은 늦게나마 꿈과 희망을 갖게 해준 소중한 보물이 틀림없어 보였다.

▲ 최고령자인 김안숙 할머니.

(87)세로 문해교실 최고령자인 김안숙 할머니는 "어렸을 때 가난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것이 평생 한이 돼 이렇게 늦게나마 공부를 하고 있다"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기 쓰는게 제 소원이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반장을 맡고 있는 최희수 어르신(70)은 "이 참에 졸업장을 따서 중학교에 진학할 것이다"면서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문해교육을 열어준 활천초등학교에 고마움을 표했다.

문해반의 유일한 남자이자 총무인 신용옥 어르신(65)은 "뒤늦게 한글을 깨우치게 되어 다행이다"며 "예전 글을 몰랐다는 것이 너무 한이 서렸지만 지금은 배우고 있어 즐겁다"고 웃음을 보였다.
 
김명환 담임교사는 "사실 제가 공부를 가르쳤지만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게 됐다"고 하면서 "이 분들의 교육에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이 바로 자존감을 심어주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적용력이다"고 말했다.

이곳 '만학당'은 단지 수업만 받는 장소가 아닌 듯 했다. 배우지 못했다는 평생의 한(恨)을 풀어주는 공간으로 보였다.

▲ 왼쪽부터 부반장ㆍ반장ㆍ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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