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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거리 명소 철쭉단지 폐허 수준창간 10주년 특집 심층취재<2> 가야의 거리 척촉원은 없다
특별 취재팀 | 승인 2017.10.31 11:06

2006년 7월 건설교통부가 우리나라 도로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공모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김해 가야의 거리를 1단계(국립박물관 구간), 2단계(대성동 고분군 구간), 3단계(봉황동 유적지 구간)로 연지공원에서 전하교까지 총 2.1km의 구간에 조성되어 있다. 11년 전 당시 건설교통부는 김해 가야의 거리를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시내 도로(미관성)로 `걷고 싶은 거리, 가보고 싶은 거리, 사색의 거리`로 가야의 거리가 선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편집자=

`걷고 싶은 거리, 가보고 싶은 거리, 사색의 거리로 불리는 가야의 거리 3단계 구간 중 봉황동 주택지역 인근 가야의 거리를 끼고 있는 철쭉단지가 있다.

김해시는 이곳에 다양한 철쭉을 심고 가꾸어 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인기 관광명소로 조성하여 환호와 격찬을 받았다.

철쭉이 만개하는 5월이 되면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 사진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이곳은 `척촉원`이다.

철쭉은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어 `머뭇거릴 척` 자에 `머뭇거릴 촉` 자를 써서 척촉이라 불리게 됐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철쭉이라는 이름으로 변형되었다 한다.

철쭉은 진달랫과의 품종으로서 약 1,200종 정도가 있으며 한국 자생종은 5아속 13족으로 품종, 변종을 포함하여 26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철쭉은 저지대나 고산, 계곡변, 암석 위 등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잘 자라며, 음수이면서도 양지에서도 잘 자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봄철 꽃나무이기 때문에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라는 유명한 시가 있을 정도이다.

척촉원은 가야고도 김해의 봉황동 유적지(사적 제2호) 도시 숲 옆에 조성돼 있으며 봉황동 숲은 도시 숲을 넘어 김해 시민들에게 가야역사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봉황동 유적지에는 회현리 패총과 금관가야 지배층의 집단 거주지인 봉황대가 있다.

김해시는 숲 조성과 함께 무분별하게 난립된 환경을 정비하고 가야 시대 해상 포구도 재현했다.

고상 가옥과 움막, 망루 등을 설치했고 척촉원은 가야 해상 무역의 영화를 간직한 해반천 및 수릉원ㆍ수로왕릉 등 김해의 주요 녹지축인 가야의 거리와 연계돼 경관이 뛰어나기도 했다.

수년 전만 해도 척촉원은 만병초, 진달래, 산철쭉, 참꽃나무 등의 꽃이 만개하면 시민들은 이 동산을 찾아 아름답고 화사한 각양각색의 꽃봉오리와 향기에 취했다.

척촉원에는 수로부인조(水路夫人條) 표지석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삼국유사 수로부인 이야기에 척촉화가가 기록되어 있다. 수로부인에게 한 노인이 철쭉꽃을 꺾어 와서 헌화가(獻花歌)를 지어 바쳤다는 내용이다.

성덕왕 때 순정 공이 강릉 태수(지금의 명주)로 부임하는 도중에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곁에는 돌 봉우리가 병풍과 같이 바다를 두르고 있어 그 높이가 천 길이나 되는데, 그 위에 철쭉꽃이 만발하여 있다. 공의 부인 수로가 이것을 보더니 좌우 사람들에게 말했다.

"꽃을 꺾어다가 내게 줄 사람은 없는가?"

그러나 종자들은 "거기에는 사람이 갈 수 없는 곳입니다" 하고 아무도 나서지 못한다.

이때 암소를 끌고 길을 지나가던 늙은이가 있었는데 부인의 말을 듣고는 그 꽃을 꺾어 가사까지 지어서 바쳤다.

그러나 그 늙은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었고 노인의 헌화가(獻花歌)는 이러했다.

자줏빛 바위 가에 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신다면, 저 꽃 꺾어 바치오리다.

이러한 역사가 담긴 척촉원이 관리부실로 공원수들은 말라 죽어 베어지고 야간조명 시설인 조망 가로등도 고장 나 꺼진 지 오래다.

철쭉을 알리는 표지석은 떨어져 나뒹굴고 상당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다. 철쭉도 여기저기 괴사하여 보기가 흉했으며 척촉원 곳곳에 버려진 의자와 생활 쓰레기들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었다.

한때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명소가 이처럼 망가지고 훼손되어 걷고 싶고 가보고 싶은 곳에서 보고 싶지 않은 폐허의 공원으로 둔갑하기까지 김해시가 무엇을 했는지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들의 특성상 잦은 인사로 조성 당시 사업목적이 유지되기 힘들다 해도 피 같은 시민 혈세로 조성된 시설을 관리부실로 폐허로 만든다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으며 혈세 낭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김해시는 하루라도 빨리 망가진 척촉원 현장을 둘러보고 정비하여 내년 새봄에는 철쭉이 만 개한 아름답고 화려한 척촉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 주어야 한다.

특별 취재팀  webmaster@y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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