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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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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
  • 변삼석 본부장
  • 승인 2009.01.05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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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光海君) 때의 일이다. 나라의 최고 관리를 뽑는 시험이 있었다. 임금님이 직접 출제한 이 문제는 장문의 논리적 기술을 요하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단답형 문제였다. 

'폭우가 쏟아지는 광장에 말(馬)이 힘껏 달리고 있는데, 이 말에게서 비(雨)에 젖지 않는 부분은 무엇일까(馳騁於暴雨其中以不沾者何也)'하는 내용이었다.

수험생들의 답은 가지각색이었다. 비에 젖지 않는 부분은 '말(馬)의 배(腹) 밑 부분' 이라든가 '말의 거시기(性器)부분' 또는'목 밑' 등 갖가지의 답이 나왔다.

그러나 수험생 중에는 아무도 정답을 알아 맞추지 못했다. 뒷날 정답이 공개됐다. 문제의 정답은 소리(聲 )였다. 하지만 이 정답을 제대로 이해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소리(聲)가 무슨 정답이 되는 건지 아니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소리는 바로 말이 달리면서 뿜어내는 '말발굽소리와 피로에 지친 신음소리'라는 뜻이다. 여기서의 말(馬)은 국민을 의미하며 말발굽소리는 국민들의 생활고를 나타낸다.

이 소리는 백성들의 아우성이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울부짖음이다. 이 소리는 순수하고 진솔하며 깨끗한 명경지수(明鏡止水)나 다름없다. 지금 정부와 국회는 국민들의 엄청난 원성과 원망속에 빠져 있으며 정치권은 국민들에게 나날이 불안감만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2일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비상경제체제 정부가동, 민생을 살피는 따뜻한 국정, 중단없는 개혁, 녹색성장과 미래준비 등 국정운영의 4대 기본 방향을 발표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는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라기보다 다소 일방적이고 추상적인 정책의지로만 느껴진다. 연설내용에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 참여적 민주주의정신은 어느 한 곳에서라도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과 정치권의 합리적 의사소통구조가 막혀버리면 '국민과 함께하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치는 실종되고 만다. 지금 국민들은 인고(忍苦)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후보시절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강조했던 747공약(7%경제성장, 4만불 소득, 세계 7대강국)도 일종의 물거품이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공약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이에 대한 정책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실업률증가는 갈수록 심각하다. 20, 30대 대졸엘리트실업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300만 일자리 창출 공약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오히려 갈수록 실직자가 늘어날 정도이다.

민의를 대표한다는 국회(國會)는 쇠망치, 전기톱이 난무하는 국해(國害)로 변해 버렸고 어렵고 힘들고 버림받은 우리이웃의 소외계층에게 청와대의 발표는 머나먼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릴 뿐이다.

책임있는 당국은 정작 국민의 신음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지역주민의 소리를 잘 듣고 주민들의 울부짖는 소리(怨聲)가 무엇인지 경청하여 이를 정책으로 잘 반영하여 차질없이 실행함으로써 원성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었던 지난 해와는 달리 기축년 새해에는 사회지도층 인사를 비롯하여 각 기관장, 경영인, 정치인 등 지도자 모두가 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여론을 수렴하며 각기 자신의 리더십을 최대한 발휘하여 희망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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