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딜레마'…줄이자니 퇴직 빈자리 우려
늘리자니 학생 수 감소·임용적체 심화 지적
내달부터 내년도 채용규모 놓고 '줄다리기'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교단에 서지 못하는 교사가 전국적으로 20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규 교원 10명 중 1명은 만 55세를 넘어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실이 최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1일 기준 공립학교 교사 임용 대기자는 총 2161명이다.
이 중 96.3%인 2081명이 초등교사다.
임용 적체 현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급격한 출생율 하락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정부 역시 이에 맞춰 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줄여왔지만 학생 수가 이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그나마 신규 채용 규모를 줄여 임용 대기자 규모는 이른바 '임용대란'이 발생했던 2017년(4327명) 대비 절반 넘게 감소한 상황이다. 당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서울의 초등교사 임용 대기자는 1020명에서 119명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적체 현상의 또 다른 이유는 기간제 교사 수급에 있다. 교육부와 일선 시도교육청들은 지금도 기간제 교사를 찾는 학교가 수두룩하다며 임용 대기자를 급격히 줄이거나 아예 없애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과목별로 교사를 뽑는 중·고교와 달리 초등은 교과 구분이 없어 퇴직, 의원면직(이직·사직) 등에 따른 기간제 교사 채용, 9월1일자 신규 발령까지 고려해 교사를 넉넉히 선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서울, 충북, 광주의 경우 올해 3월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보다 대기자 수가 더 많은 상황이다. 올해 합격자 전원이 미발령 상태라는 것이다.
정부가 수급 상황에 맞춰 신규 채용 규모와 정원을 줄여 왔다고는 하지만 대기자 수가 여전히 수천 명에 이르는 점은 오랜 시간 '폭탄 돌리기'의 결과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