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필요한 일꾼론 앞세워 세 과시 했던
친윤 핵심 장제원 총선 불출마 선언
지역여론을 바탕으로 국민의 힘 혁신위의 압박을 버티고 있던 장제원 의원(3선, 부산 사상구)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장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운명이라 생각한다.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 성공보다 절박한 것이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마지막을 내어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고 믿는다"면서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 정부를 성공시켜주시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앞서 한 언론의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내가 가진 마지막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각오는 늘 하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장 의원은 또 "나의 정치 인생과 지역 주민, 다 중요하지만 가장 절박한 순서를 따지면 윤석열 정권의 성공이라고 본다"면서 "총선 승리라는 건 가장 기본적 요소, 최소한의 요소라고 봤다"고 밝혔다.
특히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에 늘 가슴에 불출마 성명서를 가지고 다녔다"면서 "타이밍의 문제만 남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고 말한 데 이어, 3일 후 자신의 유트브 영상에서는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해도 나는 내가 할 일을 하고 산다"며 혁신위의 압박에 오히려 세를 과시하며 공개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지난 11일 선친 고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산소를 찾은 뒤, "아버지 산소를 다시 찾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8년이 지났다. 보고 싶은 아버지! 이제 잠시 멈추려 합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이 날은 국민의 힘 혁신위가 최고위원회 최종 보고를 끝으로 공식 해산 한 날이기도 하다. 앞서 국민의 힘 혁신위가 `당내 핵심 인사의 용기 있는 희생`을 골자로 하는 혁신 6호 안건을 지도부에 전달하고 활동을 조기 종료했다. 당초 임기는 오는 24일까지였다.
혁신안에 특정 인물이 거론되진 않았지만, 여권 핵심관계자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최근 지도부에 김ㆍ제ㆍ동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ㆍ제ㆍ동은 김기현 대표, 장제원 의원, 권성동 의원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날 최고위에서 혁신안을 보고받은 김기현 대표도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 각오와 민생을 살리는 모습으로 보답해 나갈 것"고 했고, `기득권` 언급에 대해서도 "혁신위가 요구한 희생, 헌신 모든 것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김 대표나 장 의원, 권 의원도 결국 용기 있는 결단을 하지 않겠나"며 "윤석열 정부가 탄생하는데 가장 큰 공이 있으신 분들이고, 본인들이 뒤로 물러나는 게 보탬이 된다면 그렇게 할 분들이다"라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국민들, 당원들의 요구가 있는 것을 지도부가 충분히 알고 있고 적당한 때가 되면 질서 있게 혁신위의 요구를 반영하고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당초 혁신위 분위기에 강한 제스처로 반발했던 장 의원에게 이와 같은 당 안팎의 절박함과 압박이 예상보다 강하게 밀려온 것으로 풀이된다.
장 의원은 정계입문이나 지금같은 정치적 입지 확보만큼은 적어도 아버지의 후광이 아닌 장제원 본인의 힘으로 스스로 일군 것이라는 평가이다. 하지만, 제법 많은 논란과 구설수가 있는 정치인 중 하나로 평판이 그리 좋은 정치인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지역구는 굉장히 잘 관리하고 있다는 정치권의 시각이 있으며, 지역구 모임에 전세버스 92대를 동원할 정도로 세력을 과시한 적이 있다.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앞으로 여야를 떠나 3선 이상 다선 국회의원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선언이 잇따를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