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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돕고 나누며 서민생활 더 따뜻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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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돕고 나누며 서민생활 더 따뜻해졌으면"
  • 취재팀
  • 승인 2011.01.05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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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3인이 들려준 새해 희망메시지

사람들은 2011년 새해에는 어떤 희망을 품고 살아갈까? 각자의 희망사항도 있고, 또 사회에 대한 바램도 있을 것이다. 정치가, 기업인, 종교인도 아닌 3인의 서민들로부터 ‘2011년 신년 덕담’을 직접 들어봤다. 

 
 
연탄이 금(金)탄이 되지 않길 (허기복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서울에서 목회 활동을 하다 강원도 원주로 내려간 허기복 목사는 1998년 외환위기로 노숙인, 실직자, 독거노인 등의 사회문제가 대두되자, 이들의 끼니라도 해결해 줘야겠다는 생각에 그해 4월 원주천 쌍다리 아래에서 ‘밥상공동체’를 세워 무료급식봉사에 나섰다.

몇 해가 지나고 정부에서는 외환위기를 극복했다고 선포했지만, 한번 주저앉은 서민들의 경제 개선은 더디었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부도나 부채, 가정해체의 고통에서 회복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특히 아무도 돌봐줄 손길이 없는 독거노인들은 추운 겨울 연탄 한 장 없어 찬 방바닥에서 떨다 동사하는 일도 있었다.

허 대표는 2002년 원주에서 이들을 위해 후원기금을 모아 연탄을 무료로 공급해 줄 목적으로 연탄은행을 세웠다.

이것이 계기가 돼 지금은 서울 중계동 등 전국 33개 지역에 연탄은행이 세워졌고 매년 200만 장의 연탄을 8만 저소득층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게 모두 후원자들의 힘입니다. 저는 그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후원자들을 연결해 주는 일을 할 뿐이죠. 올해에는 물가상승,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남북관계 침체 등으로 후원자 손길이 주춤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지난해 수준으로 호전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나눔’의 정서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허 대표는 “연탄배달 자원봉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에서 또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오기도 하고 연탄배달 후 저금통을 깨서 후원금을 보내주는 자원봉사자도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이번 겨울에도 연탄 200만 장 공급 목표 달성을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 아니겠느냐”고 자신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도덕적 책임) 정신이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한 그는 “자원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회의원, 기업가, 대학생, 가족 모두가 이 정신이 확산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새해에는 연탄은행을 전국적으로 40곳으로 늘릴 계획이라면서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연탄이 필요 없는, 그래서 연탄은행도 하나 둘 줄어 문을 닫을 정도로 서민경제가 좋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특히 새해에는 물가상승이 우려되는데, 연탄이 ‘금탄’이 되지 않고 서민이 허리 펴고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아파도 병원 못가는 서러움 사라졌으면 (태권소녀 박주희·청담중학교 2학년) 

 
 
경기 평택시 팽성읍에 사는 중학교 2학년 주희는 할머니, 여동생과 함께 산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아픈 곳이 많고 거동이 불편하다. 그래서 주희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밥 짓고 빨래하고 초등학교 4학년인 동생 세희를 돌본다.

주희에게는 아주 어릴 적, 엄마 아빠와 좋은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아빠의 사업이 기울기 시작해 결국 망했고, 전재산 200만원이 남았는데 그마저 엄마가 들고 가출했다.

예순이 넘은 주희 아빠는 지금도 빚 갚을 돈을 벌기 위해 지방을 전전하느라 주희, 세희를 볼 형편이 못된다. 넉넉하지 않은 생활에 하루하루가 고단해도 주희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꿈이 있다. 경찰관이 되어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지난 9월 2단 심사를 거뜬히 통과했다. 전교에서 10등에 들겠다는 목표는 아쉽게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 성적보다는 좋아졌다. 학원 한 곳 다니지 않으면서도 또래 친구들에 비해 당당하다.

올해 주희네는 이사를 했다. 기초생활비와 할머니의 노령연금이 정부로부터 지원되지만, 방세와 난방비, 전기세, 수도세 등 각종 공과금은 아주 큰 부담이었다. 팽성읍사무소 사회복지 담당 언니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한국주택토지공사(LH)의 전세주택 지원을 받게 돼 지금은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 수 있게 됐다.

게다가 10여 명의 후원자가 생겨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보탬을 주고 있다. “전에 살던 방은 여름철이 되면 바퀴벌레, 지네 같은 벌레가 많아 동생이 무서워했어요. 겨울엔 너무 추워 서로 부둥켜안고 자야 했었는데, 이제는 겨울이 되도 따뜻한 방과 물이 있어 걱정 없어요.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너무 좋대요.” 이사하면서 식구 한 명이 더 늘었다. 같은 학교 친구가 부모의 행방불명으로 오갈 곳이 없어지자 ‘동병상련’의 마음에 같이 살자고 데려왔다. 남의 불행을 가벼이 넘기지 않는 주희의 마음은 천사와도 같다.

주희는 새해에 중학교 3학년이다. 고등학교 진학 준비를 해야 한다. 학원 다닐 형편은 못되니 학교 수업에 전념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반찬까지 손수 해주시는 학교 교감선생님 등 고마우신 선생님들이 많아 힘이 난다. 주희에게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86세 되신 할머니의 병원비 걱정이다.

몸이 아파 병원을 자주 다니지만, 아들과 딸이 있다고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들, 딸이 있어도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데 아무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몸이 아파도 병원비 아끼느라 참고 있는 할머니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만 든다. “저희 할머니와 똑같은 형편의 노인분들이 여럿 계세요.

나라에서 바로잡아 주시면 저희 할머니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힘든 게 적어질 것 같아요.” 주희는 “빨리 크고 빨리 사회인이 되고 싶어요. 남에게 도움 받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도 남을 돕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거든요. 그 전까지는 모두 모두 ‘희망찬 새해가 되길 바란다’는 말로 제 마음이라도 전할게요.”

신발처럼 정직한 사람들이 많아지길 (송재천 할아버지·신영시장 신발가게 주인)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영시장에서 신발가게만 20년 운영해 온 송재천 할아버지(70)는 요즘 들어 가게를 접어야 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나이도 나이고, 최근 들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트렌드와 신제품을 따라가기가 버겁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곳 신영시장을 찾는 고객들은 대개 건설현장 근로자나 트럭 등 유통업에 종사하는 서민들이 많아 실속 있는 제품을 위주로 사기 때문에 그나마 장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송 할아버지는 지난 2004~2005년이 가장 흥이 돋는 해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영향으로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2008년부터 시작된 경제침체가 고객들의 지갑을 꽁꽁 얼어붙으면서 현 생활수준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래도 그에게는 하나의 신념이 있다. 고객에게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다.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 고객에게 반드시 알려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입산은 오래 못 신어요. 그런데 국내산인 것처럼 비싸게 팔면 속았다고 생각한 고객들이 나중에 또 오겠어요?” 웬만한 물가인상은 신발값에 반영하지 않는 원칙도 있다.

주머니가 얇은 서민들이 고객인데, 한두 푼이라도 아껴야 할 판에 비싼 거 사겠느냐는 것이다. 1000원 더 받을거면 아예 종전 가격에 팔고 마진을 덜 가져가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이 가게에는 수천 켤레의 신발이 있다.

짚신도 제짝이 있듯, 이 신발들도 결국 주인을 찾아간다는 송 할아버지는 고객에게 ‘이 신발 신고 열심히 일해서 부자 되시라’며 속으로 덕담을 해주기도 한다.

송 할아버지는 개인적으로 새해에는 자식들이 제짝을 찾아 갔으면 좋겠다면서도, “사람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돈이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따지는 세상이니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내가 아는 옛말에 ‘씨 뿌려놓고 낫 들고 간다’는 속담이 있어요. 씨만 뿌리고 거름 주고 물 줄 생각은 안하고 작물 나오기만을 기다린다는 뜻인데, 지금 세태가 꾸준히 벌어 저축하기보다 일확천금을 얻으려 하니 사람의 됨됨이보다 가진 것이 더 눈에 들어오겠죠.”

송 할아버지는 “새해에는 신발처럼 정직한 사람이 많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도 좋은데, 그 전에 도덕·윤리교육을 대학교까지 확대해 사람의 됨됨이를 가르친다면 성폭력, 강도, 살인과 같은 범죄는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료제공: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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