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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바둑 그 入神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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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바둑 그 入神의 경지
  • 안태봉
  • 승인 2013.05.0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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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편 시 짓노라
한가한 중에도 바쁘고
한 판 바둑 소리는 고요한 속에서 시끄럽다’

최자의 보한집(補閑集)에 나와 있는 바둑에 대한 시다.
바둑의 최고수를 入神이라고 부른다. 이 명칭은 중국 양나라 무제가 만들었다 한다.
무제는 달마대사와 대화로 유명한 황제다. 그는 항시 바둑판을 옆에 두고 정사(政事)를 할 만큼 바둑광이었다고 한다.
그가 바둑기사들의 품격을 9계급을 나누어 설정했는데 그것을 분류하면
① 수졸(守拙:겨우 지킬 줄 안다.)-1단
② 약우(若遇:어리석지만 나름대로 한다.)-2단
③ 투력(鬪力:싸울 줄 안다.)-3단
④ 소교(少巧:기교를 부린다.)-4단
⑤ 용지(用智:지혜를 쓸 줄 안다.)-5단
⑥ 통유(通幽:경지에 이른다.)-6단
⑦ 구체(具體:골격을 갖추다.)-7단
⑧ 좌조(坐照:앉아서 본다.)-8단
⑨ 입신(入神:신의 경지 들었다)-9단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신의 경지에 들어선 프로기사는 모두 21명이라는 보도를 보았다.

입신의 경지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험난하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기회를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한다.

바둑 때문에 망한 백제의 개로왕, 산에 나무하러 가서 신선들이 바둑 두는 것을 보다 옆에 있는 도낏자루가 썩어 있었던 일화 등에서 바둑은 늘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 앞에 다가온다.
‘스스로 자기 기량(技量)을 받는 자는 자만하기 쉽다. 자만하는 자는 수련을 쌓지 못한다. 수련을 쌓지 않는 자는 제예(諸藝)의 온오(蘊奧)를 뚫기 힘들 것이다’라고 말한 바둑기사의 말이 생각난다.

김동명이 쓴 삼락론(三樂論)이란 책자가 있는데 이곳에 바둑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바둑이 오락문화의 최고봉임은 두말할 것도 없으나, 그것은 또 산 병서요, 산 수학이요, 산 처세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오락 이상의 귀중한 학문적 가치마저 지녔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정말 명기는 인격을 동반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또 과학과도 일맥이 닿는 셈이다. 이러면서도 바둑은 사람으로 하여금 사뭇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희한한 재미를 지녔으니 이런 고마울 데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이다.

바둑판 360점 가운데 무궁무진한 힘이 들어 있다. 그래서 바둑을 두고 난가지락(爛柯之樂)이라 하지 않은가. 재미있는 가운데 낭패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요사이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 이 바둑의 포석보다 못하니 다시 바둑판에 들어박혀 신선놀음이나 했음 한다.
아- 옛날이여-

그립다. 계마(桂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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