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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호텔 주방장으로부터 주도(酒道)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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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호텔 주방장으로부터 주도(酒道)를 배우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4.01.13 07: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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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16)

필자는 유년 시절부터 남다른 각오가 있었다.

첫 번째 각오는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어 우리 식구 한집에서 사는 것이었고 두 번째 각오는 절대 술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 각오는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것이고 네 번째 각오는 돈도 벌고 출세를 하게 되면 술과 담배를 만들어 내는 공장을 없애버리겠다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 쯤 가져본 포부이기도 했지만 필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소망은 정말이지 어린 시절부터 너무 많이 굶어 먹는 것에 한이 맺힐 정도였고 여기다 가족이 분명 있으면서도 뿔뿔이 헤어져 살아왔던 환경 때문이 아닌가 싶다.

두 번째 술을 절대 배우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또 맹세했던 것은 술을 너무나 좋아했던 배
다른 형님께서 필자를 데리고 다니면서 자기가 먹은 술값 대신 필자를 술집에 잡히기도 하고 팔아먹기도 했기 때문에 술을 원수같이 여겼기 때문이기도 했다.

세 번째 담배를 배우지 않겠다는 각오는 필자가 머슴살이할 때 큰 머슴들과 함께 한방에서 잠을 자야 했는데 그때 그 큰 머슴 아저씨들이 시도 때도 없이 피워대던 풍년초 봉지 담배 연기가 방안 가득하여 필자를 괴롭혀 고통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나중에 커서 돈도 벌고 출세를 하면 술과 담배공장을 없애버리겠다는 원을 세웠던 것이다.

다행히 술을 좋아하고 담배를 좋아하시는 국민들께서 담배공장과 술공장이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필자가 돈 벌고 출세하는 것에 협조를 해 주지 않아 아직까지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유년시절 이 같은 맹세와 결심을 다 이루진 못했지만 담배 하나는 배우지도 피워 보지도 안 했기 때문에 한 가지는 각오를 이룬 셈이다.

필자의 이런 결심을 잘 모르는 하늘 같은 호텔 주방장은 저녁 시간만 되면 손님들이 먹다 남긴 고급 양주와 빼갈 와인 등과 함께 정부의 장·차관 등 고위 공무원들이 남기고 간 그 날 최고의 요리인 신설로, 소고기 로스, 소고기 갈비찜, 칠면조 훈제, 조기찜, 과일세트 등으로 상을 차리게 하고는 주도 교육을 시작하였다.

따지고 보면 그 주방장님도 많이 배우지 못한 한을 그렇게 매일 우리들을 모아놓고 여러 가지 예의범절과 인과관계, 그리고 객지생활 적응 법, 음식을 사랑하는 법, 감사하며 먹는 법, 상대에 따라 술을 권하고 따르는 법, 술잔을 받는 법, 술을 마시는 법 등등을 가르치고 교육시키는 재미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듯했다.

10여 명의 종업원들이 처음에는 주방장의 이 같은 야간 학습을 싫어했지만 나중에는 다음 수업이 기다려지는 인기 있는 야학이 되기도 했다. 종업원들이 기다리는 것 중 하나는 먹는 것이었다.

거의 매일 비싼 최고급 양주와 와인 그리고 궁중요리인 안주를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종업원들을 설레게 하고 기다리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주방장의 학습 중 사람답게 사는 법, 대인관계 처세술, 예절 법, 술자리 예절 법, 음식을 맞이하는 법, 정의롭고 의리 있는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 등은 지금까지 필자가 살아오는 데 커다란 지침이 되었다.

필자가 술을 먹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주방장은 “언젠가는 반듯이 술을 먹게 될 것이다. 술자리에서 일어난 언쟁과 사고로 자기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술이 나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도를 잘 배워 두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가 있다”며 “주도를 잘 배워라”고 하여 술을 배우게 된 것이다.

주방장은 이처럼 술 먹는 법을 가르쳐주면서 술에 관한 시 한 편을 꼭 외워오라고 했다. 그리고 술을 마시기 전 외워온 시를 읊고 나면 술병을 들어 직접 술잔을 권하면서 실습을 했다. “삼배

통대도(三杯通大道 )하고 일두합자연(斗合自然)이라” 삼배통대도- 술 석 잔을 들면 대도에 통할 수 있고. 일두합자연- 술을 말로 들면 자연과 통할 수 있다.

그때 배워 잊지 않고 있는 시 한 편이지만 필자는 아직 대도도 자연과도 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젠가 봉황대 아래 허 모씨 집에서 맥주 컵으로 매실주 20여 잔을 쳐 마시고 전신주를 끌어 않고 씨름을 하다가 입맞춤도 하면서 자연에 오줌만 실컷 갈기기만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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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實 2014-01-16 10:35:43
전봇대 끌어안고 오줌도 갈겼다고 하니, 그게 바로 酒中平安界에 든 것으로 일명 술홍콩이라 하지요. 헌 비잣루 안 잡은 게 다행이라 여겨 웃다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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