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매일 PDF 지면보기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최근 김해종합뉴스
행복1%나눔재단 희망캠페인
함께해요 나눔운동
時도 아닌 것이
행복밥집
TV 방송 영상
커뮤니티
다시보는 부끄러운 김해 현장
“숲에는 쓸모 없는 일들이 하나도 없더라”
상태바
“숲에는 쓸모 없는 일들이 하나도 없더라”
  • 서승진 산림청장
  • 승인 2007.10.29 0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림보전에 ‘보이지 않는 관계’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

 

 
서승진 산림청장
“중국 막 개발에 ‘백두산 소천지’ 말라붙었다”
최근 한 일간지의 기사제목이다. 산림파괴와 자연훼손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이로 인해 국제적인 분쟁도 자주 일어난다.

사람들은 옛날에도 집을 짓거나 마을을 만들고 농지를 개간하면서 산림을 파괴하였다. 비록 원시시대라도 이런 영향은 지대하였다. 아메리카 대륙의 대형 동물이 대량으로 멸종한 시기는 인류가 이 대륙으로 이동한 시기와 비슷하다.

그런데 산업사회로 들어오면서 도로개설, 공단건설, 도시화 등으로 산림 파괴는 극에 달하고 있다. 더구나 사람들은 산업시설 가동이나 자동차 운행, 그리고 가정난방을 위하여 엄청난 오염물질을 내뿜고, 이 오염물질들은 산성비로
뀌어 세계 곳곳의 산림을 파괴하고 있다.
 
철조망 친다고 산림 잘 보전되는 것 아니다


이와 같은 급속한 산림파괴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사회 각계각층에서 산림보호를 외치는 소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보호로는 좋은 산림을 지킬 수 없다. 철조망을 치고 사람의 접근을 막는다고 산림이 잘 보전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주민들이 매우 사랑하는 참나무 숲이 있어서 철조망을 치고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한 예가 있다. 그런데 몇 십 년이 지나자 다른 나무가 들어차면서 그들이 사랑하던 참나무는 오히려 쇠퇴하여 다시 철조망을 걷어 버렸다고 한다. 그런 결과는 산림생태계에서 일어나는 관계를 잘 모르면 바람직한 숲을 지킬 수 없다는 교훈을 알려준다.

끔찍하면서도 엉뚱한 이야기도 있다. 인도양 남서부에 있는 모리셔스라는 섬에는 거위처럼 크지만 날지는 못하는 ‘도도’라는 새가 살고 있었다. 이 섬에 상륙한 서양인들은 식용으로 이 새를 사냥했지만, 별로 맛이 없자 이번에는 쓸모없는 새라고 마구 죽여 버렸다고 한다.
 

사람에겐 쓸모없어도 자연에겐 꼭 필요할 수 있어


1681년에 마지막 도도 새를 죽였는데, 그 후 엉뚱하게도 그 섬에서 자라고 있던 탐발라코크라는 나무가 더 이상 번식하지 못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이 나무의 열매는 도도가 먹고 소화기관을 통해 배설하는 과정에서 씨앗이 발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나무를 도도 나무라고도 하는데, 좋은 용재로 쓰이던 탐발라코크는 1973년에 멸종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도도가 사람에게 맛이 없다고 자연에도 쓸모없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자연에는 쓸모없는 것이 하나도 없다. 또한 우리가 하는 일은 어떤 식으로든 자연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우리 산에는 멧돼지들이 설치고 있어서 농민들의 속을 썩이고 있다. 사람들이 범이나 늑대를 멸종시켰기 때문에 멧돼지의 증식이 조절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것뿐이 아니다. 멧돼지들이 숲 바닥을 뒤집어 놓으면 갱신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조건을 좋아하는 수종이 번성하게 되어 앞으로 형성될 숲의 구조도 다르게 될 것이다.

멧돼지들이 설치는 우리 숲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산림보전을 제대로 하려면 이런 보이지 않는 관계도 파악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