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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 `아시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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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 `아시타비`
  • 이근희 서울권역본부장
  • 승인 2020.12.22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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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의 신조어… 교수신문, 전국 대학 교수 906명 설문조사

교수신문이 주관하는 스무 번째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가 뽑혔다. 아시타비는 글자 그대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라는 뜻을 갖는다. 원전은 따로 없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문으로 옮긴 성어로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에 가깝다. 신조어가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6개의 사자성어 후보를 두고 906명의 교수가 각각 두 개씩 골라, 도합 1천812표가 집계됐다. 이 중 32.45%에 달하는 588표가 아시타비에 몰렸다. 교수들은 한국사회의 2020년을 `내로남불의 해`로 규정했다.

아시타비는 두 교수의 추천을 받았다.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 역시 "여야, 진보와 보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서도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라는 평을 보탰다. 정계를 중심으로 뻔뻔스런 말이 들끓어 사회 전반에 극심한 피로만 낳았다는 진단이다.

설문에 응한 교수들도 문제 의식을 같이 했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한 줄이다.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예체능ㆍ40대), "진보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없고 보수 세력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사회ㆍ60대), "도덕적 시비에 빠진 적폐청산과 야당의 방어전략으로 추상적, 도덕적 차원에 국정이 고립됐다"(사회ㆍ30대) 등 평이 아시타비에 따라 붙었다. 

정치인 뿐 아니라 언론, 검찰, 지식인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아시타비의 뒤를 이은 성어는 후안무치(厚顔無恥)다. 396표(21.85%)를 얻어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았다.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도 뜻이 동한다. 

전형준 서울대 교수(중문학과)가 추천했다. 

후안무치를 뽑은 목소리들은 더 톤이 높았다. "임명직이 임명권자를 능멸", "586 집권세력의 초법적 행태", "언론의 감정적이고 도를 넘은 보도" 등 날 선 비판이 줄을 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에 집중하는 선택도 적지 않았다. 

4위 첩첩산중(疊疊山中ㆍ12.74%), 5위 천학지어(泉涸之魚ㆍ8.16%)에 이 같은 시선이 반영됐다. "말라가는 샘에서 물고기들이 서로를 돕는다"는 의미의 천학지어를 추천한 전호근 경희대 교수(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이 또한 지난 1년간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설문에서 천학지어를 고른 한 40대 인문대 교수는 "아시타비한 세상에서도 국민들은 자기 자리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노력했다"는 말로 이에 호응했다.

아시타비는 `내로남불`의 한자 버전으로 고안된 성어다. 내로남불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

이중 잣대를 꼬집는 관용구로 간간히 쓰이다가 1996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희태 신한국당 의원의 입을 타면서 정치의 레토릭이 됐다. 

그 해 6월 13일자 <경향신문> 보도는 이렇게 전한다. 

"박 의원은 `야당의 주장은 내가 바람을 피우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 내가 부동산을 사면 투자고 남이 사면 투기라는 식`이라고 익살을 부렸다" 이후 박근혜 정권 아래서 `내로남불`이라는 줄임말로 다시 길어 올려졌고, 문재인 정부 출범과 지난해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사용량이 폭증했다. 

아시타비가 만들어진 것도 이 무렵이다. 일종의 사자성어처럼 쓰이게 된 내로남불에 대응하는 한자를 골라 네 자로 엮은 것이다.

이근희 영남매일ㆍYN뉴스 서울권역본부장
<출처 : 교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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