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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情에 대한 작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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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情에 대한 작은 생각
  • 안태봉
  • 승인 2012.07.10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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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봉 본지 편집국장>

중국고사에 ‘송양지인(宋襄之仁)’이란 고사가 있다. 아무 필요도 없는 인정, 어떻게 보면 작은 정 때문에 자신의 일생을 망친 말하자면 자만과 “내가 난데” 하는 그것으로 인하여 쓸데없이 화를 당한 것이다.

춘추시대 송나라 군주 양공이 초나라와 전쟁을 하고 있을 때 그의 왕자 목이가 “초군이 전투태세를 정비하기 전에 일격을 가하자”고 건의하자 양공은 “군자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남을 괴롭히지 않는 법이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결국, 양공은 초나라에 크게 패하게 되었는데 세인들은 이것을 두고 송양지인이라 한다.

‘정이란 무엇일까? 주는 걸까 받는 걸까?’라는 노랫가사가 생각났다. 이 삼복더위 속에 소서를 맞이했으니 너 정말 잘 만났다. 이제 더위쯤은 저만치 물렀거라이다.

서두에 정을 이야기한 것은 누구나의 가슴속에는 애틋한 정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박종화가 쓴 다정 불심에 보면 ‘한 번 보시면 또다시 대하고 싶으신 게 정입니다. 정은 땅속에서 솟아오르는 물 같아서 영원히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정에 대해서 예찬했다.

조선 태조 때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를 지낸 박순(朴淳)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태조(太祖)가 만년에 그 아드님 태종(太宗)과 틀어져 함흥으로 내려가서 아니 오니, 태종이 문안하는 사자를 보내면 태조가 죽여 없애 버리는지라, 또 문안사를 보내야겠는데 가고자 하는 자가 없어 걱정을 하였더니 박순이, “갈 사람이 없으면 신이 가지요.”하고 자원하였다.

함흥엘 가는데 사자(使者)의 수레를 타지 아니하고 새끼 딸린 말을 타고 가서 행재소가 보이는 곳에서 새끼말을 길가에 잡아매 놓고 그 어미말만 타고 가니, 어미와 새끼가 서로 돌아다보며 부르고 소리 질렀다.

태조께 문안을 하니 태조가 이상히 생각하여, “그 말이 왜 그러느냐.” 하는지라, 박순은 얼른, “들어오는데 새끼말이 있어 방해가 되기로 새끼를 길가에 잡아매었더니 미물이지만 모자의 정이 지극하여 그런 모양입니다.”하고 아뢰었다.

태조가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덜 좋았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지라 박순을 묵게 하고 보내지 않더니, 하루는 박순이 태조를 모시고 바둑을 두었다. 마침 쥐란 놈이 새끼를 물고 뜰 아래로 떨어지는데 끝까지 새끼를 놓지 않았다.

박순이 바둑판을 밀어 놓고 엎드려 울며, “미물도 저렇거늘 전하께서는 어찌 부자간 사이에 서로 떨어져 살 수 있습니까.”하고 간곡하게 청하는지라, 태조가 마음이 돌아서서 서울로 환어할 것을 허락하였다.

박순은 그 허락을 받고 성공하였으므로 태조께 하직하고 회경하였다. 박순이 떠난 다음에 태조를 모시고 있던 제신들이 문안사는 다 죽이셨는데 박순만은 왜 아니 죽이느냐고 죽이기를 청하는지라, 태조가 내심으로 죽이고 싶지 않으나, 중신들이 태조와 박순 사이에 무슨 밀약이 있는 것을 모르고 그러는지라, 태조는 박순이 용흥강(龍興江)을 이미 건너갔을 만큼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칼을 사자에게 주며, “쫓아가 보아서 강을 건넜거든 그냥 오고 만일 강을 건너지 못했거든 죽이라.”했다.

그런데 박순은 가다가 병이 생겨 천천히 갔으므로 강 언덕에 이르러 나룻배를 타고 막 건너려 할 즈음에 사자가 당도하였다. 사자는 그 자리에서 박순의 허리를 베었다.

박순은 죽으면서 “半在江上半在船”이라는 시를 읊었다. 태조는 그가 죽었다는 보고를 듣고 깜짝 놀라 통곡을 하며, “박순은 나의 좋은 친구인데 죽었구나. 내가 저하고 언약한 것을 저버리지 않으리라.”하고 회경하기를 결의하였다. 태종은 나중에 그 얘기를 듣고 화공을 시켜 끊어진 반신을 그림으로 그려서 순의 처 임씨에게 보냈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돌배도 맛 들일 탓이다’라고 했는데 정이란 이래서 좋은 것이다.
그래도 송양 지인의 미덕도 클린 말이 아닐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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