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운전석에서 잠을 자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앞 차량과 사고가 났다면 운전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 동부지법 형사8단독(오병희 판사)은 "자신의 승용차에서 잠을 자다 앞 차량을 들이받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정모씨(4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와 관계 없이 자동차가 움직일 때에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정씨가 운전을 한 것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수 있을만한 증명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대리운전업체에 전화를 하고 잠이 들었던 점, 피해자들이 정씨를 깨웠을 때 정씨가 내려 충돌상황을 보고 어리둥절하며 자신은 운전을 안했다고 항변한 점 등으로 미뤄 정씨가 자동차를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자동차를 움직일 의도가 없이 다른 목적을 위해 시동을 걸었지만 실수로 자동차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려 자동차가 움직이거나 도로여건에 의해 움직였을 경우에도 운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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