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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루- 봄이 오는 소리 '보리밭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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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루- 봄이 오는 소리 '보리밭의 추억'
  • 우정락 기자
  • 승인 2013.03.04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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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 우린 누구나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나이 들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죽지 않는 생명체는 이 지구 상에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반드시 음식을 섭취하여 한다. 세월과 함께 변하는 게 우리네의 입맛이 아닐까 싶다.

봄이 오기도 전에 제일 먼저 보리의 어린싹은 이미 파릇파릇하게 솟아나기 시작한다. 이때가 되면 보리가 웃자라지 말라고 보리 어린싹 밟기를 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꽁보리밥의 추억! 유난히 배고팠던 보릿고개 시절 된장국에 보리밥 한 그릇이면 꿀맛이 따로 없던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는데..

지금은 보리밥이 웰빙과 건강식으로 인기 절정이다. 직장인들이나 주부들이 즐겨 먹는 기호식품으로 등극이 된 지 오래다. 보리는 엄동설한 눈속이나 얼어붙은 땅속에서 씩씩하게 견디고 자라 이삼 월에는 청보리밭의 싱그러운 장관을 연출하며 사오월에는 황금빛 누른 색으로 또 한번 넉넉한 품을 내어준다.

동의보감에서도 오곡지장이라 하여 보리를 최고의 주식으로 평가했다. 특히 섬유질이 타의 곡식보다도 월등하여 장을 편하게 해주는 등 하나도 나무랄 게 없는 최고의 무공해 무농약식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정부에서도 수요가 없어 보리를 수매하지 않아 농가에서 재배를 하지 않는다. 이제는 봄이 와도 들판의 파릇한 청보리밭은 구경하기가 점점 더 힘이 든다. 지금은 쌀값보다 보리쌀값이 훨씬 더 비싸다. 조만간 다시 보리농사를 서로 지으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보리는 가을에 씨앗을 뿌린 후 그냥 두면 저절로 자라니깐 농약이나 생산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게으른 농부가 심심풀이로 용돈이나 벌 생각으로는 딱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맥류재배농가에 종자와 비료 등을 무상으로 보급하여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나 걱정이 앞선다.

우리의 자라나는 세대는 이미 햄버거나 코카콜라와 같은 서양식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어 가면 갈수록 쌀이나 보리의 수요가 점차 줄어 결국에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밖에 볼 수 없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새파란 청보리밭의 추억을 떠올리며 함께 우리의 변하는 입맛을 사로잡을 보리로 만든 매콤한 비빔국수 한 그릇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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