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층 아파트에 고립 천년 고찰 문화재 사찰 선지사 거센 반발
조계종단 1차 김해시장 규탄 현수막 범어사ㆍ통도사ㆍ해인사ㆍ쌍계사ㆍ표충사ㆍ석남사 게시 계획
임호산 흥부암 아래 고층아파트 市 유적과 경관 보존이유 3~4개 층 낮춰 허가 가야고찰 흥부암 보호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 위치한 전통사찰 선지사(仙地寺)가 인근 대규모 아파트 건설로 인해 역사적ㆍ환경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할 위기에 놓였다.
김해시가 사찰 인접 지역에 29층 규모의 고층 아파트 건설을 승인하면서, 사찰과 시민사회는 "문화재 보호 의무를 방기한 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선지사는 고려시대부터 법등을 이어온 김해의 대표적인 전통사찰로, 학술적ㆍ종교적 가치가 뛰어난 다수의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영산전에 봉안된 `목조 오백나한상`은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전국 유일의 목조 나한상으로, 그 희소성과 예술성에서 독보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일반적으로 나한상은 석조나 토조로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선지사의 오백나한상은 전면 목조로 조성돼 불교 조각사 연구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화재로 꼽힌다. 이로 인해 선지사는 나한 기도의 영험함이 널리 알려지며 전국 각지의 불자와 관광객들이 찾는 김해의 핵심 역사ㆍ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외에도 선지사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33호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물 일괄(1605년 제작),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620호인 불설대보부모은중경 등 귀중한 전적류가 보존돼 있다.
이 같은 문화유산들은 사찰이 지닌 정온한 수행 환경과 자연경관과의 조화를 전제로 할 때 비로소 온전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의 아파트는 사찰 입구에서 불과 약 40m 거리에 들어설 예정으로, 29층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선지사의 조망권과 일조권은 사실상 차단되고, 사찰 뒤편 경운산의 수려한 자연경관 역시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민사회는 김해시의 이번 결정을 두고 행정 형평성 논란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과거 임호산 흥부암 아래 고층아파트 건설 당시, 흥부암과 김해불교청년회의 거센반발과 항의로 김해시가 유적과 경관을 보존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 당초 설계에서 3~4개 층을 낮추어 허가하여 오늘날 어디서든 임호산과 흥부암의 멋진 경관을 잘 보이게 했다.
임호산과 흥부암과는 달리 같은 기관 같은 공무원의 조치는 역사에 죄업이 될 것이라는 불자들과 원주민들은 "전국에서 불자들이 찾아오는 귀중한 문화재 사찰 앞에 29층 아파트를 허가한 것은 명백한 차별 행정"이라며 "건설업자의 이익만을 우선한 편파적 결정"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현재 사찰 인근 주민들을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 건설에 반대하는 여론도 확산되는 분위기고 김해불교계와 대한불교조계종도 강력 투쟁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한다.
조계종 종단은 1차로 김해시장과 김해시행정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범어사, 통도사, 해인사, 쌍계사, 표충사, 대구동화사, 석남사, 입구에 게시하고 초파일 전까지 영남권 조계종 전사찰에 현수막을 게시하여 항의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선지사 측은 김해시를 상대로 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 취소 소송을 검토하는 한편, ① 공사 중단과 보존 가치 재평가, ② 층수 조정 및 완충지대 확보, ③ 발파 등 공사로 인한 사찰 훼손 시 실질적인 보상과 복구 대책 마련 등 3대 핵심 요구사항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김해시는 스스로를 `가야 건국 2,000년의 역사도시`로 규정하며 문화도시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전국 유일의 목조 오백나한상을 품은 천년 사찰의 존엄성과 역사성을 훼손하는 이번 행정 결정은, 그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법부의 판단에 앞서 김해시가 선지사와 시민들의 목소리에 어떻게 응답할지, 역사와 개발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역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