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매일 PDF 지면보기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최근 김해종합뉴스
행복1%나눔재단 희망캠페인
함께해요 나눔운동
時도 아닌 것이
행복밥집
TV 방송 영상
커뮤니티
다시보는 부끄러운 김해 현장
허황옥, 역사속으로 사라지나?
상태바
허황옥, 역사속으로 사라지나?
  • 이균성 기자
  • 승인 2008.12.24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해지역의 대표적인 여성축제로 자리잡아 가던 '허황옥 실버축제' 가 김해시의회의 반대로 사라질 위기에 몰렸다. 김해시의회가 금년 집행부에서 편성한 '허황옥 실버축제' 예산 1억 2천만원을 전액 삭감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3년에 시작되어 4년간 무사히 행사를 치루었고,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가며 여권신장과 문화발전은 물론 지역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발전되던 행사가 2년에 걸쳐 연속으로 열리지 못할 처지에 처했다는 것은 일부 의원들의 사사로운 감정에 의한 의도적인 '허황옥 축제 죽이기가 아니냐' 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허황옥 실버축제가 가야문화상과 페미니즘 실현과 여성연대에 앞장선 사람에게 수여하는 고정희(高靜熙)상의 단체부분상을 수상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행사평가단체에서 우수 축제로 평가 받았던 터라 의회의 예산삭감으로 이같은 행사가 열리지 못한다는 것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다.

더구나 문화, 관광도시 건설이라는 김해시의 지향점을 잘 아는 의회가 이런 우수 문화컨텐츠를 살리지 못하고 예산지원을 중단한 것은 소아(小我)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해시의회에서 허황옥 축제개최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지난 2006년 11월. 2006년도 김해시의 행정사무 감사에서였다. 당시 총무위원회 소속 김모 의원이 행사주최 측의 '예산 先집행과 실행계획서의 변경' 등을 이유로 예산집행의 불투명성을 주장하며, 지출예산에 대해 10만원 이상 지출에 대해서 실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의회에 통보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김모 의원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당시에도 '허황옥실버축제'의 실질적인 책임자인 김해여성복지회관 張모 관장과의 개인 감정이 개입된 무리한 요구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김해시의 입체감사에서 '허황옥 실버축제 제전위원회'의 예산과 사업집행은 큰 지적사항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김해시의회는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집행부가 요청한 '행사 보조비'를 전액 삭감했다.

금년 이 건(件)을 처음 심의한 것은 해당 상임위(委)인 총무위원회(위원장 배병돌 위원:허문성.강극중.김홍진.류진환.제경록.서종길.김명식.최동석.박현수). 표면적으로는 '유사 축제와의 통합' 을 내세워 전액 삭감하는 것으로 의결했지만 이면에는 일부 의원들의 지난 의장단 선거에서의 반목, 특정 인사에 대한 견제, 개인 감정 등이 심의과정에서 노출되었고 이같은 분위기는 본 件이 의장단의 중재에 따라 예결특위에 상정되었음에도 계속 이어져 예산삭감을 주도하지 않았느냐는 시각이 많다.

이와 관련, 금년 예결위에서 활동한 한 의원은 "허황옥 축제가 당시 시민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가야문화축제와 통합이 결정 되었다" 며 "의회에서 2년간 예산을 삭감했는데도 집행부에서 계속 예산편성을 하는 것은 의회의 권위에 대한 도전" 이라고 말해 의회의 결정에 대한 합리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취재 결과 김해시나 가야문화축제 제전위원회에서는 허황옥축제의 가야문화축제와의 통합을 결정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의회에서 내세우는 여론조사 결과도 조사 방법에서 많은 헛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가락문화축제, 가야세계문화축제와 허황옥 실버축제의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가 실시된 것은 2006년 12월 7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총 552명으로 3개 축제의 통합에 대해 67%의 찬성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시 조사가 성별, 연령별, 계층별, 지역별 등 여론조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방적 의견몰이와 한 사람이 몇번이든 투표가 가능한 인터넷을 통한 방식이어서 '과연 결과 모두를 객관적이고 타당성 있는 조사라고 인정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집행부의 계속적인 예산편성이 의회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는 시각. 의회의 기능과 역할은 물론 의원들의 책무가 무엇인지 조금만 깊이 생각했더라면 이런 발언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이를 전해들은 시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내외동의 김모(56)씨는 "2년에 걸처 세번이나 집행부에서 예산을 편성하였다면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터인데 그 이유를 물어보고 진지하게 검토해 볼 생각은 않고 그저 '의회의 권위에 대한 도전' 이라고 생각한다면 의회는 도대체 집행부를 만만하게 지배하는 최고의 권력기관이란 말인가" 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 문제를 둘러싸고 김해 여성계의 반발 또한 만만치가 않다. 한 여성단체 임원인 최모(42)씨는 "청소년, 심지어 초등학생들을 위한 행사까지 새로 열려 금년 10~11월 김해는 하루 걸러 행사가 열린다는 말이 나돌았는데 그 예산은 어디서 승인한 것이냐" 고 묻고 "여성들을 대표하는 행사, 그것도 그동안 잘 준비되고 진행되어 나름대로 김해의 화합과 대외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행사를 의회가 나서서 없앤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고 성토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해시의회에서는 다수결에 의해 의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공정한 예산삭감이라고 주장할지는 모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어설프게 실시된 여론조사의 결과만 믿고 한번의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강요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는 의견이다. 행사마다 각기 가진 정체성이 있는만큼 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공정하게 심의, 처리되어야 할 예산이 개인 감정이나 반목 등으로 균형을 잃는다면 대의(代議) 민주주의의 존재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라는 극단적인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뒷말을 남기기에 앞서 의회나 공공단체가 공청회를 열어 여러 의견들을 수렴하고 그 의견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았냐 는 비판도 제기된다.

추경(追更)예산이 남아 있긴 하지만 가야 역사에서 가장 영예로운 여성으로 남아있는 '허황옥'을 기리는 의미 있는 행사가 의회의 반대로 인해 아무 흔적 없이 역사속으로 사라지지나 않을까 시민이나 관계자들은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균성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