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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구름이의 인생 2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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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구름이의 인생 2모작
  • 영남방송
  • 승인 2011.01.1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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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 전에 (나의 로망 구름이)는 生과 死의 갈림길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 지금은 인생 2모작으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넓은 잔디밭을 마음껏 뛰어 다닌다.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 수녀원에 덩치가 큰 백구인 수컷 진돗개가 같은 수컷만 보면 가차 없이 물어서 마을에서도 몇 번이나 수녀님들께 주의를 주었다.

애지중지 애기보다 더 정성들여 수녀님들이 키우는 개를 당장 어찌 할 수도 없는 형편이지만 ….

오늘도 느슨하게 줄을 묶어, 산책을 나왔다가 우리 구름이를 보자마자 쏜살같이 달려와 테라스까지 쫓아와, 구름이 목 밑을 물고 흔들다.

마침 개가 짖어 거실 문을 여는 순간 벌써 구름이는 피가 낭자하게 흐르는 몸으로, 거실로 뛰어들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마침 그날이 토요일 오후라고 성동물병원에 전화를 하니, 문을 닫고 밖에 나와 있다면서, 통영에 전화를 해보고 데리고 가보라고 하면서 개는 사람하고 틀려서, 면역성이 강해 웬만하면, 아카정기나 연고를 바르고, 가루약을 뿌려서 지혈이 그치면 금세 낳는다고 해서 하는 수 없다. 운명에 맡겨야지….

운전도 자신이 없고, 해는 져서 어둠이 깔리는 시간이니 거실에다 전기장판을 깔고, 폭신한 옷 위에 누워서 사람처럼 내내 끙끙 앓으니 참으로 기가 찬다.

밤에 자다 죽을지도 몰라, 거실에 불을 켜놓고 방문을 열어놓고 잤다. 구름아! 죽으면 안 된다. 알았제. 응.

대답 좀 해봐라. 하고는 아무것도 먹을 생각을 안하니 더욱 귀가 막혔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너무 많이 사랑하면 언젠가는 이별할 때 많이 울지 않기 위해서…)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절로 흘렀다.

그래도 살아라고, 다음날 아는 지인이 온다길래, 구름이의 입맛에 맡는 맛있는 갖가지 산해진미를 사와서 누워서 받아먹더니, 눈을 뜨고 죽지는 않을 것 같아 한시름 놓았지만, 워낙 상처가 커서 일어나지를 못하고 가만히 누워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5일쯤 되는 날 일어서는 연습을 해보더니, 퍽 쓰러지고를 내내 하더니 절룩절룩 거리며 거실을 조금씩 걸어 다녔다.

거의 한달 가까이 지난 지금은, 있는 대로 아양을 부리며 졸졸 잘도 따라 다닌다.

오늘은 2010년 12월 30일! 창이 넓은 창가에 흰 눈이 내리니 남쪽에서의 눈은 그 자체가 낭만이다.

절로 탄성이 나온다. 와 눈이 내린다. 어머나! 눈이 소복이 내리고 있네.

이렇게 행복한 순간을 놓치기가 아쉬워 분위기에 맞는 테이프를 골라서 음악을 깔고 눈 내리는 정경에 취해서 밖을 내다보니 머리에 하얀 눈을 소복이 맞고 테라스 기둥에 기대 앉아 누구를 연모하는지 일전에 사경을 헤매일때 맛있는 것을 사다 주고 간 情을 못 잊어하는 모습으로 앉아있는 구름이!

구름아 춥다. 이리 들어와라! 해도 들은 척도 안하고 앉아 면벽수행을 하는 모습은 너무 웃기는 귀염둥이 구름이다.

구름아! 우리 뒷산에 산책가자 하고는 모자를 쓰고 등산화를 신고 나오면 옷차림새만 보아도 어느 쪽으로 갈 것인지를 알고 먼저 나선다.

아직 가보지는 않았지만 쭉 뻗은 거가대교 처럼 구름이와 둘이서 눈 오는 뒷산 오솔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한참을 가다 눈 오는 바다의 정취에 망부석이 되어 서서 노래자랑을 하기로 했다.

관객이라곤 사람도 아닌 강아지인 구름이! 한 명뿐 못해도 백점, 잘해도 백점, 소프라노로 있는 대로 노래가 아닌 절규로 고함을 지르니, 구름이도 무슨 저런 노래가 있노 하고 짖어댄다.

구름아! 엄마 노래 몇 점이고, 응! 하니

제 딴엔 그게 무슨 노래라고 하는 양, 쪼르르 앞으로 뛰어가며 어서 따라 오라고 뒤를 돌아보며 캥캥 짖어댄다.

어느새 겨울 나목 사이로 눈보라가 걷히고 구름이와의 낭만은 아름다운 추억의 책 갈피 속에서….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꽃그림의 주인으로 이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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