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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근절 대책 성공 열쇠는 ‘지속적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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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근절 대책 성공 열쇠는 ‘지속적 관심’
  • 영남방송
  • 승인 2012.02.21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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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호 평택대학교 상담대학원장>

학교폭력은 대응하기가 참 난감한 일이다. 난감한 이유 가운데 첫째는 “학교에 폭력이 심하냐?”고 직접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우리 반이나 학교에는 그런 것 별로 없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순진한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사건들이 언론에 심심찮게 보도된다.

학교폭력이 난감한 두 번째 이유는 폭력이 발생해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피해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나 교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 무엇인가? 피해학생 부모는 가해학생 부모를 직접 만나야 하는가? 가해학생 부모가 보상을 못하겠다고 할 때, 피해학생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때린 학생은 영웅시되고, 맞은 학생은 다른 학교로 전학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이 난감한 세 번째 이유는 폭력의 공포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덩치가 큰 학생들 다섯 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못 본 척 지나갈 것인가? 아니면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충고할 것인가? 가만히 보고 있는데 학생들이 다가와서 “뭘 보냐?”고 묻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인가? 그리고 이런 상황이 하루 종일, 그리고 집에 가서도 반복된다면 어떨 것 같은가? 학급이라는 같은 공간 내에서 폭력의 공포를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신고하기도 쉽지 않다.

진일보한 정부대책… 성패 열쇠는 정책추진의 일관성·지속성

이런 상황에서 교육과학기술부는 2개월에 걸쳐 학교폭력 대응책을 제시하였다. 이번 대응책은 세 가지 점에서 상당히 진전된 대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폭력에 대한 관점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학교폭력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반면, 현 대응책은 “사소한 폭력도 폭력”이라고 규정하였다. 이는 매우 많은 함의를 가진 것으로 학생지도의 경우, “학생이 어쩌다 한 일을 가지고…”라는 관점이 아니라 “폭력 행위에 대한 지도”로 바뀌는 것이다. 교사들의 책무와 책임감이 달라지는 것이다. 부모와 가해학생의 책임도 그만큼 심각해진다.

두 번째는 학교폭력 처리과정을 가해자 중심에서 피해자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통상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경우, 교사는 처리가해자와 피해자를 동등한 입장에서 보고, 합리적인 결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였다.

결과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친구끼리 잘 지내야지.”라는 말로 합의를 이끌어 냈다. 피해가 심각한 경우, 가해학생 부모는 피해자가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한다고 주장하면서 마치 폭력이 돈때문이라는 인식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현재 대책은 피해자 중심에서 보호와 격리, 및 우선 보상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피해자가 보호를 받고, 안정적인 상황에서 폭력 사태에 대응함으로써 폭력에 따른 이차 및 삼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는 학생들 스스로 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는 정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결국 학생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폭력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폭력 발생시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냐에 대한 자발적 극복 노력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어야 한다.

학교폭력 실상 아는 ‘진짜 전문가’ 활용해야

이번 대책에서 학급총회나 준법교실, 자치 회의 등을 통하여 학생들은 스스로 극복 방안을 논의하고, 실제 방안을 실행해 보고, 결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폭력을 또 다른 폭력으로 제거하려는 구태적 정책이 아니라, 폭력을 이성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새로운 틀을 제시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서 이런 과정에 부모와 교사, 지역사회의 역할을 규정해 둠에 따라 더 이상 개별 학생이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

현 학교폭력대응 정책의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염려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학교폭력 문제는 과거에 그랬듯이 심각한 사건이 발생하면 모든 언론과 정책의 관심 대상이지만, 사태가 잦아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관심이 사라지고 만다.

문제가 없을 때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이는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문화가 형성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염려되는 두 번째 측면은 각 정책을 수행할 때 ‘진짜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실시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과거 이런 저런 직책이나 직위를 가졌다고 해서 전문가는 아니다.

학교폭력의 실 상황을 알 뿐만 아니라 내면적 역동관계를 아는 전문가가 개입해야만 제대로 된 대책 실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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