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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소프트웨어적인 안전기반 완성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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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소프트웨어적인 안전기반 완성의 해
  • 영남방송
  • 승인 2013.02.06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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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경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장>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검은 뱀띠 해다. 뱀은 십이지(十二支)동물 중 가장 극단적 이미지를 가진 동물이다. 흉측한 외모, 불길함, 교활함 등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 조상은 물론 서양에서도 뱀을 복지와 안전을 상징하는 영적인 존재로 여겨왔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의술의 신인 아폴론의 아들인 아스클레피오스는 뱀 한마리가 가져온 약초를 이용해 제우스의 번개를 맞아 죽은 고린도 왕을 살려냈다.

그 후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에게 감사하는 마음에 지팡이를 휘감은 뱀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으며 지금까지 뱀은 생명을 살리는 구급, 구호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팡이가 혼용된 그림이 의학 상징으로 자주 쓰이고 있고 응급구조사의 상징마크로 사용되고 있다. 뱀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을 정리하면 뱀은 다산과 풍요를 기초로 하는 경제적 복지와 함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서 안전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새로운 정부의 가장 큰 숙제는 경제와 복지문제다. 첫 여성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그동안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고 보편적 복지를 늘리는 것이다.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 노인복지대책 등 복지의 보편적 확대는 국민의 바람으로 뱀의 상징성과 아주 잘 부합된다.

그러나 경제복지와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 ‘안전기반’이다. 뱀이 경제복지와 동시에 안전을 함께 상징하듯이 안전의 기반 없이 경제복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지난 경제개발의 역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지난 1990년대의 일련의 대형 안전사고를 통해 1970년대 개발과정에서 고려되지 못했던 ‘안전’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지금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대형사고를 통해 경제개발 과정의 안전문제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다.

경제개발 과정에서의 고려해야 할 안전이 건축·토목·소방시설 등의 기초적이고 하드웨어적인 것이라면, 복지확대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맞춤형이고 소프트웨어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건축물이 고층화·대규모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아울러 건축방재 기술이 함께 발달되고 있어 대형 건축물의 위험특성에 맞는 소방시설도 개발되어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건축물의 사용형태가 복잡해지고 이에 따른 위험특성 또한 상호 연관되면서 위험도가 증가하거나 관리가 복합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대비한 위험대비 시설기준과 관리기준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실질적 복지여건 확대를 위해서는 복지 수혜자의 특성에 맞도록 건축물의 사용형태도 다양화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다양화된 사용·관리형태 및 사용자의 특성에 맞추어 효율적인 안전기준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더불어 노인, 어린이, 정신질환자 등 복지시설의 유형 및 사용자의 피난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소방시설 기준과 안전관리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

실제 재난이 발생한 경우 대응체계의 개선도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다. 다분화된 건축물의 이용 특성을 효과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그리고 다양하고 복잡한 건축물에 대해 여러 재난대응 기관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기준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구미 불산 누출사고를 경험하면서 ‘안전’의 소프트웨어 측면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재난발생 시 초기대응체계를 재난위험 및 사용자의 특성에 맞도록 조직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맞춤형이고 소프트웨어적인 ‘안전’기반 확보를 위해서는 건축, 보건, 복지, 설비 등 관련되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위험을 직접 다루는 현장부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현장의 직접적인 위험을 중심으로 대응방향을 세우고 각 분야의 전문성과 관리특성을 종합적으로 가미할 때 유연하지만 강한 ‘안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획일적 하드웨어 안전기준에서 벗어나 현대 복지국가의 위험특성에 맞는 맞춤형이고 소프트웨어적인 안전관리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 내의 안전관련 기관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2013년 우리사회가 추구해야 할 경제복지 문제의 실현을 앞당기는 길이며 계사년 ‘뱀’의 상징성에 부합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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