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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밀면 이야기' 특별기획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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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밀면 이야기' 특별기획전 개최
  • 장윤정 기자
  • 승인 2013.10.10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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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에 담겨진 부산 현대사와 시민들의 일상을 살펴보세요

부산시 임시수도기념관은 개관 이후 첫 번째 특별기획전으로 부산 현대사의 과정 속에서 시민들에게 가장 친근한 음식으로 자리 잡은 ‘부산 밀면’을 주목하고 밀면이 가지는 역사성과 그 속에서 삶을 꾸려온 사람들이 만들어낸 일상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 위해 10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부산 밀면 이야기’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음식에 담겨진 부산 현대사와 그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의 일상생활의 모습들이 부산이라는 한 도시의 실제적인 역사를 기록해낼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 1973년경 서면 함흥제일면옥 주방 풍경 당감동 시민냉면 제공.  
 
갈수록 지난 세기의 경험과 이야기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부산 밀면’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그것을 소비하고 만들어 왔던 사람들의 실제적 생활의 모습들을 되새겨보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전시장은 밀면과 함께 시대를 살아 온 부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영상물을 중심으로 전시공간이 구성되었으며 그 사이에 사진과 밀면 관련 유물을 배치하며 최대한 전시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전시의 내용은 크게 5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는, ‘부산 밀면, 24시간의 기록’이다. 올해 7월에서 8월까지 가장 뜨거웠던 여름날 부산의 밀면집 현장을 누비며 기록한 것으로 새벽부터 육수를 준비하는 밀면집의 모습과 물밀 듯 들어오는 점심 손님들의 풍경, 저녁 9시를 넘겨 문을 닫고 집으로 향하는 밀면집 사람들의 뒷모습까지, 활기차고 고단하게 펼쳐지는 밀면집의 하루 일상이 영상과 사진에 담겼다.

   
 
  ▲ 1980년대 차림표 부민동 등대시장 함흥냉면 제공.  
 
영상물 주변 전시 벽면에는 시민들과 밀면집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부산 밀면’에 대한 의미들이 채록된 목소리가 그대로 전시장을 채운다.

두 번째는, ‘피란과 밀면, 우암동 내호냉면 이야기’이다. 밀면은 한국전쟁 당시 이북 피란민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전쟁과 함께 이북 사람들이 부산으로 대거 피란을 내려오고 여기에 경기 이남의 사람들이 가세하면서, 부산은 그야말로 초만원의 시대가 된다. 이북 피란민들은 피란민 수용소를 중심으로 정착하게 되는데, 자신들의 고향음식인 ‘냉면’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냉면에 필요한 재료인 감자나 메밀 등을 구하기 어려워, 풍부하게 보급되던 밀가루를 이용해 냉면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부산 냉면’, ‘부산 밀면’의 시작이 된다. 여기서는 피란민들의 집단적인 정착지였던 우암동의 역사와 함께 한국전쟁과 밀면의 역사적 관계를 잘 드러내 주는 ‘내호냉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세 번째는, ‘밀면, 기억들’에 대한 내용이다. 부산의 밀면집은 저마다 나름의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을 통해 만들어지는 장소의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는 밀면집을 운영하며 자신의 생계를 유지해 온 사람들의 개인 생애에 얽힌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밀면이 자리하고 있는 기억들을 꺼내어 본다.

1953년 반공포로로 석방 돼 국제시장 인근의 냉면집에서 밀면과 인연을 맺었던 토성동 함흥냉면 할아버지의 개인사와 괴정동에서 자녀들의 양육을 위해 1962년에 밀면 장사를 시작했던 해주냉면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 19살에 경남 고성의 한 시골 마을에서 부산으로 올라와 냉면집들을 전전하며 기술을 배우고 자신의 냉면집을 당감동에 개업한 시민냉면 사장님의 도시 이주와 정착에 관한 이야기 등이 영상에 담겼다.

네 번째는, ‘1960~70년대 분식의 날에 담긴 시대의 풍경’이다. 1969년 1월 23일 정부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을 ‘분식의 날’로 지정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엔 쌀로 만든 음식 판매를 못하게 했다. 혼·분식 장점을 홍보하기 위한 표어·포스터 시상과 밀가루 요리강습회, 학교에서 매일 점심때마다 벌어지는 도시락 검사는 일상적 풍경이었다. 여기서는 당시 국정홍보처에서 제작한 홍보영상물을 소개하고, 부산 밀면 대중화에 배경이 되었던 밀가루의 풍부한 보급과 정부차원의 분식 장려정책에 나타나는 시대의 풍경을 보여주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대를 이어가는 밀면집 사람들’이다. 부산 밀면의 중요한 특징은 대를 이어가며 밀면의 맛을 지속시키고,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북 피란민 1세대들이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잠시나마 냉면·밀면을 통해 그 아픈 마음을 위로했듯이, 피란민 2세대들은 그 의미의 지속 위에서 또 다른 의미들을 가지고 냉면·밀면의 맛과 맥을 이어가고 있다. 피란민 2세대들뿐만 아니라 1960년대에 개업해 초창기 부산 밀면의 역사를 구성하며 현지화를 이끌어 낸 가야동의 가야밀면, 개금동의 개금밀면 등의 경우에도 2세대들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서는 이러한 대물림 밀면집 사람들의 대물림의 배경, 이유, 현재의 고민 등을 인터뷰하며 부산 밀면의 현주소와 역동성, 이후의 전개과정을 가늠해보고자 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10월 15일 오전 9시에 개막하며 12월 15일까지 2개월간 계속된다. 관람시간은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관람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임시수도기념관 사무실(☎051-231-6340)로 하면 된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임시수도기념관과 부산시민들, 그리고 밀면집과의 협력을 통해서 마련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밀면집 사장님들은 바쁜 일과 속에서도 밀면과 관련된 인생 이야기를 기꺼이 들려주었으며 그동안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깊이 숨겨져 있던 자신들의 손때가 묻고 빛바랜 생활사의 귀한 자료들을 제공하였다. 시민들 또한 이번 전시 영상물 제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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