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역 입구에 한 무리의 노인분들이 모여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나들이라도 나왔나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인근 농장에 날품을 팔러 온 분들이다.
60, 70이 넘은 연세...지금 시골은 이런 분들의 일손 밖에 남지 않았다.
모두 도시로 떠나고 그나마 이런 분들이 아니면 농사짓기도 어렵다.
젊은이들은 언제 고향으로, 농촌으로 되돌아 갈까?
그런 날이 있을까?
도시락에 싸온 밥과 변변치 못한 반찬. 냉장고에서 얼려 온 물은 이미 녹아
뜨뜻해졌다. 턱까지 밀려 와 밥 조차 잘 삼켜지지 않는 이 무더위.
그러나 우리의 농촌은 그것을 참아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도시에 사는 먹고 살만해진 아들, 딸들은 가족들 싣고 시원한 곳으로 피서 떠났고...
그러나 그런 자식 그래도 이쁘다고 추수철이면 쌀가마니 챙길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은 지금 살 마저 타는 듯한 뜨거운 여름이다.
이균성 기자 kslee473@y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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