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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아파트를 알면 한국사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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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아파트를 알면 한국사회가 보인다
  • 조현수 기자
  • 승인 2008.09.25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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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아파트를 알면 한국사회가 보인다

 

   
 
  전상인 교수  
 

인류가 농경생활을 하면서 고정된 위치에서 사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집이라는 것이 단순히 건물, 빌딩, 콘크리트, 방인 물리적인 공간만이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누구인지 자아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이 주소이다. 주소를 대지 못하면 정상적인 사람으로 대접해주지 못한다. 주소는 개인의 일차적인 정보이다. 통념적으로 노숙, 외박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집이란 오래된 가옥이고 오래된 이웃이고 고향이며 자기 조국이다. 어떤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선 차를 마시며 3시간을 얘기하는 것 보다 그가 살고 있는 집에 3분 들어갔다 오는 것이 더 많이 알 수 있다.”

모든 도시는 아파트다. 우리나라 도시화 비율은 90%를 육박한다. 그 가운데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도에 50%를 넘었다.

국내에서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이다. 울산 대전 대구 서울의 순서이다. 작년 아파트공급과 주택 공급률을 비교해보면 아파트가 우월하게 많다.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서양에서 아파트는 서민들이 임대용으로 잠시 살다가 중산층이 되면 교외로 나가고 상류층이 되면 더욱 교외로 나간다. 우리나라는 초계층적으로 좋아하는 주거형태가 아파트이다.

“ 아파트를 알면 한국사회가 보인다.” 한국에서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이 획기적으로 감소한 것이 1990년대 후반이었다. 아파트 보급률이 과반을 넘으면서부터 사워시설, 목욕시설이 증가해서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인터넷강국인데, 아파트에 살기에 쉬웠다.

우리나라에서 여권이 신장된 결정적 계기가 아파트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파트 초기에는 많은 거부감이 있었다. 동부이촌동 중산층용 대단지 반포아파트가 등장한다. 이 무렵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아파트를 짓는다.

1980년대 한국에서 본격적인 아파트시대가 개막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까?
핵심적인 이유는 공급측면에서 아파트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살다보니 아파트가 편하다고 느껴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가장 값싸고 손쉽게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아파트였다. 성냥갑 아파트가 당시에는 값싸고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이런 아파트가 중상층 뿐만 아니라 상류층까지 포섭한다. 그 시작이 동부이촌동의 한강아파트이다. 80평대 아파트에 맨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분양을 한다. 한강맨션의 1호 입주자는 강부자이다.

다음이 고은아, 문정숙, 패티김 등이다. 초기에 연예인들이 들어간다. 현재 아파트광고에 연예인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 초기의 영향이 있다.

사회의 엘리트, 저명인사들의 주거지 선택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가게 된다. “ 한국에서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아파트가 신분, 지위의 수배대상이기도하지만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아파트가 비싸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에 비해 아파트가 평균적으로 2~3배 비싸다. 한국에서 부자가 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부자 커트라인은 약26억 원이다. 실제로 26억 원을 가진 사람은 1%가되지 않는다. 아파트 경비가 과거의 하인의 일도 도맡아 한다.

브랜드아파트 시대가 등장한다. 아파트 업주입장에서는 계층, 직업 소득수준을 반영한 아파트를 지으려고 한다.

임대아파트와 고급아파트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고급아파트를 낫선 외국어 사용이 많아. 영어뿐아니라 불어, 스페인어 등이 등장한다. 아파트란 말 보다 펠리스, 캐슬 등 이런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아파트 외벽과 이름을 화려하게 해서 눈에 띄게 만든다. 최근 아파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커뮤니티의 의미는 쇠퇴하고 있다. “ 아파트는 때로는 떨어져서 살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 아파트문화가 확산되면서 아파트의 문패문화가 없어졌다.

아파트가 확산되는 것은 한국사회에 익명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에선 아파트에 거의 문패를 붙인다.

아파트는 서양식 건축인데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한국 사람들의 호감을 이끌어 낸 한국만의 토착화현상이 있었다.

겉에서 보면 서양 집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한국의 전통공간이 내부구조에 많이 반영이 되어 있다. 외국아파트에 없는 다용도실, 과거의 다락, 헛간이다.

배란다라고 부르는 발코니에서는 과거 전통가옥의 마당의 흔적이 남아있다. 아파트 신발장이 조금 낮은 것이 자는 곳과 신발을 벗는 곳이 동일한 위치에 있는 것을 용서할 수 없는 전통적인 것이 남아있다. 서양식 아파트 구조에 살면서 침대, 식탁이 있지만 상을 깔고 바닥에서 많이 잔다.

바닥에서 밥 먹고 바닥에서 자는 전통적 주거형태가 아파트 안에서 반복되고 있다. 아파트가 한국문화의 토착화과정을 통해서 우리 정서에 호소했다.

“모든 공간은 알게 모르게 권력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집을 가만히 보면 그 사회의 권력관계가 보인다. 전통한옥을 보면 당시 유교적 가부장적사회질서가 그대로 반영되어있다 “

사랑채, 안채, 부속채.. 등등은 가장 높은 사람은 사랑채에 거주한다. 사랑채는 밖과 안의 경계쯤에 있고 조금 높게 되어있다. 집안 전체를 관람할 수 있는 망루 같은 역할을 한다. 외부손님은 사랑채만 접근 가능하고 안채로는 들어갈 수 없다.

사랑채 중심의 전통한옥은 남자 성인중심의 공간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대에는 부부공간의 민주화, 평등화가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주택내부공간은 부엌이다.

요즘 부엌을 부엌이라 표기하지 않고 KITCHEN이라고 표기한다. 부엌의 위상승격이 가장 극적인 변화이다. 전통적인 옛 부엌은 한 단계 낮게 위치하였는데 아파트에선 위치가 동등해졌다.

부엌이 입식화되고 취사, 난방이 분리가 되었다. 부엌은 지방의 사각지대가 아니라 주거공간의 중요한 공간으로 열린 공간이 되었다.
“ 이제 더 이상 부엌은 단순한 조리공간이 아니라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여성의 취업증대, 의사결정권의 강화로 해석할 수 있다 ”

아파트가 어디까지 진화할지는 매우 흥미롭다. 아파트가 세상의 변화를 리드하기도 하고 반영하기도 한다. 아파트만 잘 봐도 현대사회가 보인다.

남성전용공간을 마련하는 아파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 요즘은 자기만의 방을 가져서 민주화, 평등화는 이루어졌지만 개인화되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터놓고 넓은데서 같이 사는 것이 가장 민주적이다. 각자의 방이 있고 각자의 칸막이가 있는 한 권위와 권력이 형성된다. 유명한 건축가들의 한결된 생각이다.

단독주택은 멸종위기에 놓였다. “ 전국적으로 아파트만 지으면 후손들이 200년 300년 뒤에 선조들은 어떤 집을 지었는지 후손들이 물어봤을 때 우리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을 짓고 있지 않다. 아파트가 편리하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진짜 돈 많은 사람은 편하게 아파트생활하지 말고 한국생활을 대표할 수 있는 대 저택을 지어야 할 것이다.                        전상인 교수 (서울대 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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