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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라! 놓아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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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라! 놓아야 산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09.01.2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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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 작은 개울의 나무다리에 어떤 남자가 다리 난간을 잡고 매달려 사람 살려달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댄다.

지나가던 한 노인이 가까이 가서 보니 난간에 매달려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같은 마을에 사는 의심 많기로 소문난 소경 김 씨였다.


이 사람은 앞을 보지 못하는 데다 겨울이라 밤사이 나무다리에 서리가 내려 살얼음이 얼어 있는 줄 모르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다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난간의 나뭇가지를 잡고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외나무다리 아래는 개울물이 흘러 약 20미터 아래 작은 폭포수로 떨어지면서 제법 큰 소리를 콸콸 내고 있었다.

이러다보니 손을 놓아 개울물에 떨어지면 물살에 떠밀려 폭포수에 빠져 죽을 것이라고 판단한 김 씨는 사생결단으로 버티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자신을 구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었다.

길을 가다 이 장면을 보게 된 같은 마을의 김 노인이 “여보게. 이 사람아 언제부터 그렇게 매달려 있었나” 하고 물었다.

소경 김 씨는 사람 목소리가 나자 이제야 살았구나 하는 기쁨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답하길 "예. 한참을 이렇게 매달려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손에 힘이 없어져 이제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떨어져 죽기 직전인데 어르신을 만나 살게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김 노인이 “아, 이 사람아 내가 거기까지 갈 수가 없고 설사 간다 해도 이 늙은이가 무슨 재주로 장골인 자네를 끌어 올릴 수가 있겠는가. 그러니 내 말을 믿고 시키는 대로 하면 살 수 있을 것이니 내 말을 듣게나" 하자 소경이 "예, 어르신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하자 노인이 한마디 한다.

"자네, 다리난간을 잡고 있는 손을 놓게. 그러면 살 것이네" 이 말을 들은 의심쟁이 소경이 ”이 영감탱이가 지난번 싸운 감정으로 이참에 나를 죽일 작정이구나. 어디 한번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살아 돌아가 가만두지 않겠다" 며 화를 버럭 낸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섭섭한 기분으로 “자네 마음대로 하게나” 하고는 휭 하니 가 버렸다.

소경은 영감탱이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속으로 삼키며 겨우 참고 있는데 또 어떤 사람이 다가오더니 한마디 한다.

“왜 그렇게 매달려 있소“ 소경이 답하기를 ”보면 모르오. 잡고 있는 손을 놓으면 개울에 떨어져 물에 빠져죽을 것이 뻔한데. 선생 같으며 손을 놓겠소" 하자 나그네 “살려면 한시라도 빨리 손을 놓아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 있을 때 기어 나오시오. 나는 탁발을 다니는 중이요. 중이 거짓말 할 리 없으니 내 말을 믿고 손을 놓으시오.” 이에 소경 왈 “ 늙은 놈이나 중놈이나 다 똑 같구나. 눈 먼 봉사 못 죽여서 환장들 했구나” 하면서 있는 욕, 없는 욕을 막 해댄다.

한참 욕설을 들은 스님이 “개울의 깊이가 소경님의 발 바로 아래여서 손을 놓으면 걸어 나올 수 있지만 버티다보면 힘이 빠져 진짜로 죽을 수도 있으니 그만 고집피우고 손을 놓으시오" 라고 하자 그래도 소경은” 눈 먼 내가 당신이 중인지 스님인지 알 수도 없고 누가 시켜서 거짓말 하는지도 모르니 손을 놓을 수가 없소이다.“ 라고 했다.

그러자 스님은 ”그럼 알아서 하시오“ 하고는 가버렸다. 아무리 힘이 장사라도 매달려 있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견디다 못한 소경이 팔에 힘이 빠지면서 마음속으로 외친다.”아... 기구한 내 운명이 이렇게 끝나는 구나“ 하는 순간 힘이 빠져 손이 풀리면서 툭 떨어져 내렸다.

찰라 소경은 깜짝 놀랐다. 바로 개울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 발이 땅에 닿은 것이다. 그때서야 소경은 아무 것도 모른 채 고집만 피운 것을 한탄한다. ”이런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손을 놓을 것을... 괜 서리 고생만 하고 남을 원망 했구나.“

그렇습니다. 의심 많은 소경은 노인과 스님의 충고를 무시하였기에 죽을 고생만 한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진실한 가르침을 주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무시해 버릴 때가 많습니다.

의심 많고 어리석은 소경처럼 사서 고생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모으는 설날과 가족들의 만남이 되 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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