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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물 못 사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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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물 못 사 먹는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09.02.01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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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전 필자가 발행하던 월간 '금관가야' 라는 잡지에 소개한 적이 있는 일화 중 하나다. 잡지사 어느 직원의 할머니께서 물 낭비가 심한 손녀를 보고 “나중에 물을 돈 주고도 사 먹을 때가 있을 것이다. 제발 물 좀 아껴 써라“ 고 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그 손녀는 할머니의 예언을 무시하고 늘 습관대로 펑펑 물 소비를 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인 1989년부터 먹는 샘물의 국내 시판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먹는 샘물의 시판은 수돗물정책의 포기라는 여론에 밀려 국내시판은 유보되어 오다가 1994년 국내시판이 공식적으로 허용 되었다.

이 과정을 유심이 지켜보던 그 손녀는 할머니의 예언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우리나라 생수 개발의 역사는 1975년 9월, 생산 전량을 수출하거나 주한 외국인에게 판매한다는 조건으로 제조 허가가 났던 것이 그 출발이었지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내시판은 1994년이 최초인 셈이다.

우리는 30여년 전 크게 유식하지도 않은 한 할머니가 예견했던 말씀을 묵살하고 물을 물 쓰 듯 함부로 해왔다. 할머니의 말씀은 돈 주고 물을 사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이젠 돈 주고도 사 먹을 물이 없다.

불과 6~7개월의 가뭄으로 강물이 말라가고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 놓고 있다. 옛날에는 지하 2~3미터만 파도 물이 나오던 곳이 이젠 100미터 이상 파들어 가도 물줄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4대 강의 수질은 점점 악화일로에 있고 특히 낙동강은 얼마 전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검사되어 영남지역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정수기의 판매량은 늘어가고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점점 높아만 간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부산시민의 식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남의 진주 남강의 물을 끌어 가는 소위 '광역상수원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하자 경상남도는 물론 서부 경남 대부분의 지자체가 들고 일어났다.

또 경남의 국회의원들도 반대에 동참했다. 용수공급을 위해 담수량을 늘리면 홍수 시 조절능력이 떨어져 해안 바닷물의 저염도로 인한 대규모의 어업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저지대의 침수 등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김태호 경남지사도 그런 식의 치수사업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식적으로 반발하고 나섰고 업무를 소홀이 한 직원을 문책하여 직위해제 했다. 또 본인도 3개월의 감봉을 자처하고 나섰다.한마디로 물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국민끼리도 물을 나누어 먹을 수 없는 환경이 도래했고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는 전국적으로 3억 4000만톤의 물 부족 현상이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가슴마저 철렁이게 한다.

이런 한 사태가 일어난 원인은 사람에게 있다. 사람들이 일으킨 수질과 토양. 대기환경 오염과 자연훼손은 점점 강수량이 줄어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자연이 언제까지 우리를 돌봐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금이라도 자연을 보호하고 아끼면서 지켜 줄 때 자연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무한 에너지를 공급해 줄 것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행사장에서 날려 보낸 고무풍선 조각이 토양에서 썩는 데만 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작은 것부터, 가능한 것부터 실천하여 자연환경을 지키고 살려야 한다. 여하튼 부산시민들이 경남 물을 먹기는 힘들 것 같다.

남강 인근지역의 주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감내해 가면서까지 부산으로 물이 가는 것을 바라만 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산 시민이 청정수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몇가지가 있기는 하다. 빠른 시일내 낙동강 물을 맑게 하는 정비사업이 벌어져 다른 지자체에 피해를 주지 않고 지금처럼 낙동강 물을 먹든지, 김태호 경남 도지사가 제안한 부산. 울산. 경남 통합이 이루어지든지 아니면 물 맑은 경남으로 이사 오든지 하는 방법인데....

어느 방법이 옳은지, 또 누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지금으로서 필자도 판단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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