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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적 장소를 제 힘으로 지키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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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적 장소를 제 힘으로 지키지 못한
  • 김덕현 교수
  • 승인 2007.12.20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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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치경관의 상징성 읽기’ 논문에서 지적

천 년 역사도시를 자부하는 진주시가 전통 읍치경관을 제대로 지켜내거나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제학술대회에서 나왔다. 현대 도시의 삶에 가장 필요하면서도 부족한 상징적 경관과 생태적 녹지 축을 조선시대 진주 읍치경관이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통경관의 상실은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이다. 이는 최근 진주지역에서 일고 있는 진주의료원 터 매각 논란과 관련해 학계와 시민사회의 관심이 쏠릴 만한 주장이다.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김덕현(金德鉉·지리교육전공) 교수는 12월 20일 오후 경상대학교 남명학관에서 ‘한·일 전통도시 경관에 나타난 역사와 상징 그리고 현대적 해석’이라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읍치경관의 상징성 읽기-진주 읍치를 사례로’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덕현 교수는 논문에서 “진주는 조선시대 거읍(巨邑)의 읍치로서 진산이며 동시에 주산이 되는 비봉산을 배경으로 정치·행정·제사·군사 등 읍치 권위공간의 위계적 배열이 가장 잘돼 있는 도시였다”고 밝혔다.

김덕현 교수는 서울대 규장각에서 소장한 1872년 ‘조선후기지방지도’에 수록된 진주지도는 “전국 모든 군현지도 가운데 가장 상세하고 아름다운 실경 산수화 풍의 고지도”라면서 “진주 읍치의 관아 건물로는 중앙정부의 왕을 상징하는 客舍(객관)가 鎭山 비봉산 아래 가장 상위(북쪽)에 위치하는데 진주 객사는 서울 세종로에서 보는 광화문과 경복궁과 같은 탁월한 위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객사의 삼간 대문 앞에는 외삼문 누각 儀鳳樓가 있고 그 동편에 月牙亭이 그려져 있다. 고을 수령인 진주 목사가 근무하는 牧 官衙 동헌은 上衙로도 불리는데 객사 서쪽에서 진주 남북대로 정면에서 비켜서 있었다. 객사와 상아 앞쪽 가운데 이아(貳衙)라고 불리는 향청(鄕廳)이 위치했다. 향청은 고을 양반층(地方士族)의 대의기구로 객사와 관아 다음의 권위를 지니는 사실상의 관아다. 향청 뒤쪽에는 호장의 집무소인 주사(州司)와 향리들의 공간인 人吏廳(질청)이 있다.

김덕현 교수는 “많은 현대도시가 조선시대의 읍치로부터 성장·발전했기 때문에 읍치는 한국도시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며 “읍치의 경사적 경관은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가시적으로 상징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진주시는 ‘천 년의 도시’, ‘문화역사의 도시’라고 자부하면서도 국가에서 토지를 사들여 보전되고 있는 진주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민간에 팔려나가고 말았다는 게 김덕현 교수의 주장이다.

실제 진주의 경우, 삼국유사에 기록될 만큼 유서 깊은 도시연못인 ‘대사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거주지 확보를 위하여 진주성을 헐어서 나온 돌과 흙으로 메워졌다. 현대의 시의회 격인 ‘향청’ 자리는 일제 강점기에도 초등학교 터로 보전됐으나 1990년대 도심인구 감소로 학교가 이전하고 상업시설인 백화점으로 용도 변경됐다. 진주 읍치의 대표경관인 ‘객사’는 일제강점기 재판소로 이용되다 진주문화방송 자리가 됐다. 현재는 고층아파트가 신축되고 있다. ‘진주 동헌’자리는 사기업 KT가 차지하고 있다.

김덕현 교수는 “현재까지 진주는 제 힘으로 역사문화 장소를 지키는 노력이 성공한 예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마지막 전통적 공공장소인 ‘진주진영’ 터는 도립병원으로 유지되다 최근 도립병원이 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민간매각이 추진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김덕현 교수는 “진주는 조선시대 읍치가 가장 잘 배치돼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상세한 지도까지 전해 오고 있으며 현재 지적도에 읍치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도 있다”며 실제 지적도에 객사·동헌·질·청·진 등 진주읍치 공공장소를 표시하여 제시하기도 했다. 지적도를 사용하여 진주 읍치의 주요 장소를 직접 표시하여 위치를 보여주는 것은 학계에선 이번이 처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덕현 교수는 “산과 물 사이에서 도시경관을 조화시키는 조선시대 읍치경관 구성은 현대의 도시적 삶에 가장 필요하면서도 매우 부족한 것, 진정성 있는 경관과 생태적 환경가치,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조선시대 읍치경관에 대한 현대적 재독해는 풍부한 문화적 상징을 제공할 뿐 아니라, 도심에 녹색 생태 축을 끌어들이는 실천적 대안을 지지하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이다”고 강조했다. 진주의 읍치 복원 또는 지키기가 왜 필요한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진주 읍치 권위공간의 위계적 배열  
 

 

 

 

 

 

   
 
  지적도에 표시한 진주읍치 공공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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