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5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267억7,000만달러로 4월말 2,124억8,000만달러보다 142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현행 외환보유액 집계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이전 최대 증가폭인 2004년 11월의 142억1,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하근철 한은 국제기획팀 차장조사역은 “가장 큰 배경 중 하나는 리먼 사태 이후 정부나 한은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던 은행들이 유동성 상환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무역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과 함께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생기면서 국내 외화유동성 사정이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운용수익 증가, 유로·파운드화 강세 등도 증가의 주요인으로 손꼽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감소세를 지속하다 12월, 올 1월 증가로 돌아선 바 있다. 이후 2월 다시 감소한 뒤 3~5월 석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1,944억3,000만달러(85.7%), 예치금 313억5,000만달러(13.8%),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 8억3,000만달러(0.4%), 특별인출권(SDR) 8,000만달러(0.04%), 금 8,000만달러(0.04%)로 이뤄졌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6위 수준이다.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은 4월말 기준 ▲중국 1조9,537억달러(3월말 기준) ▲일본 1조115억달러 ▲러시아 3,839억달러 ▲대만 3,047억달러 ▲인도 2,517억달러 ▲한국 2,125억달러 ▲홍콩 1,934억달러 ▲브라질 1,905억달러 등이다.
하 차장조사역은 “올초 예상했던 규모보다 큰 수준의 무역수지 흑자를 보이는 등 외화유동성 사정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면서 “큰 대외충격이 있지 않는 한 외환보유액 증가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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