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 현장검증에서 구속된 A씨와 A씨의 딸(26)은 창고 한 켠에서 미리 사둔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는 장면과 문제의 막걸리를 냉장고에 넣어두는 장면, 증거 인멸을 위해 숟가락을 버리는 행위 등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A씨는 지문 등 결정적 증거물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시종일관 면장갑을 낀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그날의 상황을 묘사했다.
검은색 모자에 마스크를 쓴 A씨 부녀는 시종 고개를 떨군 채 당시의 행적을 주저없이 재연했으며, "믿을 수 없다"며 분노하는 마을 주민들을 향해서는 연신 "죄송하다"며 사죄하기도 했다.
A씨는 이날 "문제의 막걸리는 범행 4일 전 직접 시장에서 구입했으며, 청산가리는 수년 전 해충 박멸을 위해 아는 사람에게서 얻어온 것"이라고 밝혔다.
A씨의 딸은 떨리는 목소리로 "범행 이틀 전 창고에 놓여 있던 막걸리와 청산가리를 두 손에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막걸리에 (청산가리를)탔다. 그리고 나서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 둔 다음 범행 당일 새벽 막걸리를 마당에 내다 놓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A씨 부녀가 재연한 범행 과정과 진술이 실제 범행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지 여부와 청산가리를 정확히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구매 또는 입수했는지를 면밀히 분석한 뒤 금명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A씨 부녀는 지난 7월6일 청산가리 막걸리를 제조해 집 마당에 고의로 내다 놓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평소 술을 즐겨 하던 A씨의 아내 B씨(59)는 같은 날 오전 9시10분께 이 막걸리를 황전면 천변으로 가지고 가 희망근로 참여자들과 나눠 마셨다가 다른 할머니 1명과 함께 숨졌다.
또 다른 2명은 적은 양만 마시거나 곧바로 내뱉어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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