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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물 안 개구리는 그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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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물 안 개구리는 그래서 슬프다
  • 김병기
  • 승인 2014.01.17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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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김해 중부경찰서 유치관리팀장>

‘아이는 장난삼아 우물 안에 돌멩이를 던지지만 이를 피하는 개구리는 생사가 달려있다’는 말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살던 고향은 낙동강변 이었지만 마실 물이 귀해 마을 우물이 세 군데나 있었으나 한 곳을 빼고는 짠 물이 받쳐 허드레 물로 사용 하였는데 철이 들 무렵 물지게를 지고 오다 반쯤 흘린 물에 바지가 젖어 추위에 떨던 기억이 새롭고,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오던 옆집 누나의 윗옷이 말려 올라 속살이 보일까 싶어 추임새를 넣던 모습도 아련합니다.

아무리 돌보지 않는 우물이래도 개구리가 우물 안에 살 수 없는데도 유독 ‘우물 안 개구리’라 한 것이 궁금하지만 우물을 웅덩이로 치면 될 것이고, 돌멩이는 남의 입장을 살피라는 뜻도 있지만 돌멩이 하나도 함부로 대하면 아니 된다 즉 자연 그대로를 존중하라는 의미로 생각하면 좋을 것입니다.

물론 개구리는 어릴 적 배 고픈 시절 먹을 것이 없던 친구끼리 모여 뒷다리를 구워 먹다 개울에 개구리 품으로 멱을 감던 고향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촉매입니다.

새해가 되면 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의 기대로 해돋이를 하면서 각자의 소원을 빌고 또 한해가 밝아 옴을 반기고 있습니다.

이제는 얼굴조차 기억하기 쉽지 않은 할머님은 한 해가 바뀌면 어김없이 이른 새벽에 목욕을 하고 단정한 옷차림으로 낙동강에 가 천지신명과 용왕님께 소지종이를 불사르며 가족의 안녕을 빌었고 방 한 구석에 설치된 제단에 정성껏 마련한 재물에도 소지종이를 불사르며 두 손 모아 빌고 빌며 절을 하고 또 기도를 하였습니다.

내 고향은 밀양입니다. 송전탑 공사로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서 있는 내 모습이 개구리 같아 슬프고 이쪽 말도 맞고 저쪽 말도 맞는 것 같은데 양쪽을 다 충족시켜 줄 족집게 정답을 찾아주지 못해서 더욱 슬픕니다.

내 살만큼 살았기 아무 미련도 없다며 훌훌 마지막 생을 정리하신 아버지가 살아 계셨더라면, 어제 본 신문에 아파트 통로를 막고 선 승용차를 두고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하는데 입장 바꿔 한번만 생각해 보라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누군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싶었겠습니까? 살다보니 우물 안이었고 어찌하다 보니 돌멩이가 떨어지고 있었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몸부림치며 지랄발광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잘난 사람만 돋보이게 하고 못난 사람은 사람취급도 하지 않는 잘못된 관행이 남아있습니다. 언제쯤 누구나 잘난 사람은 잘 난대로 못난 사람은 못 난대로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다 생을 마감하는 날 기꺼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하여 먼 훗날 개구리는 슬프지 않다는 정답의 사회에 우리의 손자손녀가 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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