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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어떤 것이 사람 노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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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어떤 것이 사람 노릇인가
  • 금산스님
  • 승인 2014.03.18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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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스님.  
 

성현께서 한 마을의 숲에서 제자들과 강론을 하고 있었다. 그때 한 노인이 찾아와 제자들에게 말했다.

“젊은이, 자네들은 어찌하여 늙은이를 보고 인사도 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으며, 앉으라는 말조차 하지 않는가? 자네들은 법도도 모르는가?”

제자들 가운데 있던 카트야나가 이렇게 말했다.
“ 우리들은 법도에도 나이 많은 이가 오면 서로 인사하고 자리를 권하고 공경하며 예배하는 법이 있습니다.”

“ 내가 보기엔 이 가운데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이가 없는데 그대들은 나에게 공경하고 앉으라고 하지 않았네, 그러면서도 ‘우리들은 나이 많은 이를 공경하는 법도가 있다’ 니 무슨 말인가?”

“ 노인장, 나이가 70, 80세가 되어 머리가 희고 이가 빠졌더라도 철없는 젊은이처럼 행동하면 그는 늙은이가 아닙니다. 그러나 20, 30세밖에 안 되어 피부가 팽팽하고 머릿결이 검더라도 노인보다 지혜로우면 그는 젊은이라 할 수 없습니다. 아직도 오관(눈, 귀, 코, 혀, 몸)으로 향락을 쫓고 탐심을 버리지 못하고 애욕을 탐하면 그는 나이가 많아도 철없는 젊은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나이가 적어도 오관으로 향락을 쫓지 않고 탐심과 애욕을 버린 사람이면 노숙한 노인에 해당합니다.”

설명을 들은 노인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 말대로 한다면 나는 나이가 많지만 철없는 젊은이고, 자네들은 지혜로운 노인이나 다름없네.”

주책없는 노인이 찾아와 망령 난 행동을 했던 것 같다.
이에 대하여 카트야나는 점잖은 말로 나이가 노숙해졌으면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해야 나잇값을 쳐주지 않겠느냐고 나무라고 있다. 사람이 사람대접을 받으려면 먼저 사람 노릇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불행하게도 노릇은 제대로 하지 않고 대접만 받으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문제다. 장관이나 국회의원, 지방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이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남보다 먼저 법과 질서를 지키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대접을 원하기 이전에 내가 사람 노릇을 하고 있는가를 먼저 보아야 할 것이다. 노릇은 하지 않으면서 대접받기만 좋아한다면 그는 진정한 장부도 아니요. 또한 모양만 사람인 것이다.

어른이 어른 노릇을, 스승이 스승 노릇, 부모가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고 대접을 받는 것이 온당하다. 노릇을 못하면서 대접을 받고자 한다면 스스로 나는 후안무치한 사람이다.

스스로 ‘내가 누군데 너희들이 감히 나를’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스스로 물러나 노릇을 먼저 하여야 한다. 요즘은 지방선거철이 다가와 전국적으로 지도자가 되고자 한다. 이런 사람들은 본인의 삶이 ‘노릇’을 제대로 하였는지 돌아보고 출마를 하여 지도자가 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회사 사장이 직무를 충실히 하지 않으면서 종업원만 탓하는 경영자, 근로 의무는 소홀히 하면서 임금만 적다고 파업하는 근로자, 자기 이익만을 위하고 남에게 베풀지 않는 사람들 모두가 노릇은 하지 않고 대접만 받으려는 사람들이다. 인격이나 수양이 천박하기 그지없으면서 대접만 받으려는 종교인도 마찬가지다.

‘노릇’은 하지 않고 ‘대접’ 만 받으려는 것은 의무는 하지 않고 권리를 주장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모두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금산 스님(우리절 주지, 영남매일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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