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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자식들에게 보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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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자식들에게 보내는 노래
  • 금산스님
  • 승인 2014.03.25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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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 스님.  
 

어느 날 성현께서 구걸하는 노쇠한 노인을 보았다. 그런 모습이 민망하여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께서는 늙고 쇠약한데 무슨 사정으로 지팡이에 의지해 밥을 빌어 얻고 있습니까? 자식과 집이 없습니까?”

“아니오. 집도 있고 자식도 있습니다. 재산을 모두 아들 며느리에게 물려주고 나니 혼자가 되어 이렇게 남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밥을 얻어먹고 있습니다”

노인은 재산을 물려받은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지 않고 학대를 하자 집을 나와 거리를 방황하면서 구걸하는 것이다.

성현은 노인에게 다음과 같이 노래를 가르쳐 주며 여러 마을을 다니면서 자식들에게 들려주라고 했다.

자식을 낳고는 얼마나 기뻐했던가
자식 위해 재물을 모았다네
결혼까지 시켜 주었네,
그러나 나는 집을 떠난 거지일세.

어떤 마을의 못된 자식은
자기를 길러준 부모를 등지니
그는 얼굴만 인간의 모습 마음은 나찰
끝내 늙고 병든 부모 버리고 말았구나.

늙은 말이라 쓸데가 없다 하면서
보리껍질까지 다 빼앗아 가네,
자식은 아직 젊지만 부모는 노쇠한 몸
그래도 살려니 밥을 빌어야 하네.

자식을 귀히 여기며 사랑할 필요 있나
차라리 이 구부러진 지팡이가 낫도다.
나를 위해 사나운 소도 막아 주고
험한 곳을 갈 때는 편안하게 이끌어주네.

내 삶을 지탱해주는 것이 지팡이
개도 물리치고 가시밭길도 피하네.
구덩이나 빈 우물 어두운 곳 지날 때도
지팡이에 의지해 넘어지지 않았네.

노인은 성현이 하라는 대로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불효하든 자식들이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깨달았다. 노인의 자식도 자신들의 불효를 깨닫고 노인을 집으로 모셔 가서 몸을 시키고 깨끗하고 좋은 옷으로 입힌 뒤 집안 어른으로 잘 모셨다.

부모가 늙고 가난한 것은 자식 때문이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 걱정하며 재물을 자식을 위해 소진했다. 그러나 부모는 자식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자식은 부모의 마지막 남은 단물까지 빼앗으려고 한다.

우리의 부모는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방법을 바꾸어 나가야 할 때이다. 자식이 20세가 되면 독립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대학, 직장, 결혼까지 모두 부모의 몫으로 생각하고 지원한다. 아니 결혼 후에도 서비스한다. 자식을 한 인격체로 만들기 위해서 부모가 놓아야 할 때를 지켜 주어야 한다.

그래야 부모 재산, 자식 재산을 구분하여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부모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우리나라만 존속폭행, 살인 죄목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외국은 존속의 죄목은 없다. 그래도 부모에게 죄를 짓지 않는 이유는 일찍 독립시켜 스스로 어른이 되도록 가르쳐 준다. 그 결과 부모와 자식이 서로의 경계를 알고 지켜나가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스스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자.
부모가 먼저 실천하여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금산 스님(우리절 주지, 영남매일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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