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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화를 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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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화를 내지 말라
  • 금산스님
  • 승인 2014.04.01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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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께서 성안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일을 보고 끝나갈 무렵 곤란한 일이 생겼다. 성안에는 욕쟁이가 살았는데, 이 욕쟁이가 성현을 따라다니면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것이었다.

성현은 그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욕쟁이는 자기가 너무 위세가 높아서 성현께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다 생각해서 기세등등하게 ‘당신은 나에게는 안 돼, 당신이 졌어’ 하면서 의기양양했다.

그렇게 욕을 하고 시비를 걸어도 일체 응하지 않으니 욕쟁이는 더욱 화가 났다. 그러나 일체의 분노를 뛰어 넘은 분이 성현이다. 그런 일에 얼굴을 붉히고 화를 낼 성현이 아니다.

약이 오른 욕쟁이는 흙을 한주먹 쥐고 성현에게 던졌다. 마침 맞은편에서 바람이 불어와 흙먼지를 도로 뒤집어 쓰고 말았다. 결국은 자기가 던진 흙먼지를 자기가 뒤집어 쓰고 만 것이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딱하게 쳐다보고 웃었다.

성현은 욕쟁이에게 타일렀다.

“아무에게나 마음대로 욕을 하거나 모욕을 주어서는 안 된다. 너를 화나게 하거나 원한이 있는 사람에게도 하면 안 된다. 몸과 마음이 청정해서 때가 없는 사람에게 나쁜 말을 하면 그 허물은 도리어 자기에게 돌아가게 된다. 마치 바람을 거슬러 흙을 뿌리면 그 흙이 되돌아와 자신을 더럽히는 것과 같다.”

욕쟁이는 정신을 차리고 성현에게 참회하며 눈물을 흘렸다.

“성현이시여,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왜 미친 사람처럼 사람들에게 거칠고 추악한 말로 욕하고 모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참회를 받아주소서.”

우리가 세상을 살다 보면 욕쟁이 같은 사람을 만나 뜻밖의 봉변을 당하는 일이 가끔 생긴다. 보통 우리는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하기 쉽다. 그렇지만 화를 내면 낼수록 우리는 어떻게 변할까. 화를 내는 사람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자. 얼굴이 찡그려 지고 호흡은 가쁘고 말은 거칠어져, 스스로가 지옥의 나찰처럼 변한다.

사실은 욕을 하고 시비를 거는 사람이 불쌍하다. 그의 마음이 이미 지옥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것이다. 자기와 사상이 맞지 않는다고, 이념, 종교, 지역, 학교, 남녀, 노소, 빈부 등에 사회 모든 것에 대한 불만으로 화를 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스스로가 지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스스로가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꼴이 된다. 또한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이 사회와 자신을 위해서 좋다. 화를 내면 낼수록 손해는 나 자신이다. 크게 화를 내면 결국 내 몸도 상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가족에게 화를 보통 많이 낸다. 그것은 바라는 바가 너무 크다. 상대방의 능력이나 재주를 과대평가하고 다른 가정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남의 가정과 비교하기 전에 자신의 환경을 먼저 보자.

동업중생이라고 부모, 남편, 아내, 자식으로 만난 것은 같은 인연인 것이다. 남의 떡을 크게 느끼지 말고, 나의 떡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가족에게 더 화를 내고 서로가 상처를 준다.

모르는 남이 욕을 하면 미친 사람 취급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가족이 욕을 하고 비난하면 서로가 싸우게 되고 상처만 남을 뿐이다. 나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서로가 아끼고 사랑하여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던진 흙먼지를 맞지 않을 것이다.

금산 스님(우리절 주지, 영남매일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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