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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루ㅡ신년 음악회에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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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루ㅡ신년 음악회에 참석했습니다
  • 영남방송
  • 승인 2009.01.19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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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영 김해연극협회장.  
 
ㅡ신년 음악회에 참석했습니다

이춘영
  김해연극협회장 

베토벤이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말한 이유를 깨달은 공연이었다. 무료로 제공되는 포도주 2잔을 받아먹고 나니 알딸딸할 정도로만 기분이 좋아져서 제야음악회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이날 이성준이란 사람이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나오는데 몸매도 나와 비슷하고 생긴 것도 뭐 별로여서 긴장의 끈을 늦추고 "자식, 얼마나 하는가 보자"라는 되잖은 자세로 귀를 열어두고 있는데 "세상에..." 무대가 황홀하게 보이고 이성준의 얼굴이 잘 생겨 보이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현란한 음악과 손놀림에 흠뻑 빠져 버렸다.

'아랑훼즈 협주곡 2악장'을 연주하는데, 대학 다닐 때 음악서클에서 선배들의 '아람브라궁전의 추억' 이나 '로망스'에 심취해서 내 짧은 손가락이나 탓하던 그 시절 기타를 안 배우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름답기만 한 오케스트라가 기타에서 연주될 수 있다는 것을, 그러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인들을 앞에 앉히고 적당히 뜯으며 자기 만족이나 추구하고 있는 그런 나쁜 놈, 클래식을 욕되게 하는 그런 모자란 놈이 되어 있을 게 뻔하니 말이다.

공명통을 휘감고 나온 소리가 두~둥 하고 머리 속으로 파고 들고, 코드를 넘나드는 손놀림은 나중에는 황홀하기까지 하였다. 나중에 다시 잠시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곧이어 익숙한 영화음악과 영상이 이어졌는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수 놓았던 음악들은 젊은 시절 영화를 보던 그 시절을 회상하게 해 주어 '굿' 이었다.

'비비안 리'는 언제 봐도 예뻤다. 여기서 누구나 다 아는 그녀의 이야기를 양념으로 잠시 소개해 드리자면, 그녀는 잘 웃었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는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디션을 보고 떨어져 돌아서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면서 인사하는 모습을 본 면접관이, 절망 속에서 좌절하지 않는 영화의 여주인공 스카렛 오하라의 이미지를 그 녀에게서 발견하고 다시 불러서 출연을 결정지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지 않습니까?

뮤지컬 배우 조정은이 부른 '오버 더 레인보우' 와 '메모리'는 정말 감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하와이 원주민 가수(이름은 모르고 뚱보 남자...서거했음)가 부른 오버 더 레인보우를 좋아하지만 그녀의 노래도 폭발적이진 않지만 달콤했다.

테너 문익환이 나와서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불렀는데 휴대폰 판매업자였다가 성악가의 꿈을 이룬 폴포츠의 감동을 되살리려 했지만 악보를 보고 부르면서도 자신없이 대충 훑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카운트 다운, 높으신 분들의 송년사와 신년사가 이어지고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위풍당당 행진곡에 이어 안미정님의 리코더 협주곡(비발디) 연주가 있었는데 마치 카나리아를 비롯한 새들이 경쾌하게 지져귀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펜바하의 천국과 지옥 서곡에 이어 앞의 두 성악가의 '축배의 노래'가 이어졌는데 별로 유쾌하지 못한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마지못해 부르는 '축배의 노래' 같아서 흥이 별로였다.

희망적이지 않은 현 상황이지만 소망을 실어 '희망의 나라로'를 같이 부르고 걸어나오며 그래도 새해 아침이니 진행자와 출연자의 모든 미숙함을 기분좋음으로 다 덮고, 공연 내내 제 곁에 앉아 총 열번 이상 휴대폰 문자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몰상식의 극치를 보여준 부부마저 용서해 주기로 하였다.

뿌듯한 2009년 새해을 맞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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