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공개의 장의 학교정보공시제 개통식이 이었다. 정보공시제도는 학교의 주요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여 교육수요자인 국민의 알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제도이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은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걸 맞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자국의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학교와 관련된 정보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학교교육에 대한 참여와 교육의 책무성을 높여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지난해 5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을 공포하고 2008년 11월에 시행령을 제정하였다.
이번 시행령이 제정되기까지 정보공개의 수준과 범위를 놓고 시도교육청과 학교, 교원 및 학부모 단체 등 여러 이해당사자 간에 서로 다른 시각과 의견이 충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관점을 한데 모아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여론수렴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법률전문가와 학계, 시민단체 및 학부모 단체와 함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정책수립에 참여토록 하였다.
또한 정책토론회와 공개토론회, 이해당사자 간 협의 등 총 50회 이상의 논의를 통한 합의점 도출에 애쓰는 한편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의 실질적인 파악과 해결을 위해 학교정보공시 연구학교 4개교를 지정.운영해 왔다.
이와같은 신중한 검토와 폭넓은 협의를 통해 결정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초중등학교의 경우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학교폭력현황, 졸업생의 진로현항 등 학부모들의 주요 관심사인 15개 공시항목에 39개 세부내용이 공개 대상이다.
대학은 13개 공시항목에 55개 세부내용으로 등록금, 취업률, 진학률, 전임강사 비율 등 대학 선택과 진로선택에 주로 고려되는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다.
공시제의 원칙은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정보공시의 주체는 학교장이다., 치안 및 국방의 사유로 공시가 어려운 학교를 제외하고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11,283개교와 414개의 대학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교육 관련 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여야 한다. 셋째 법에서 규정한 내용을 법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 넷째 학생 및 교원의 개인정보는 공시할 수 없으며 다섯째 허위로 공시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
정부는 학교정보에 대한 대국민 접근성과 자료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포털사이트를 구축하였는데 초·중·고등학교용 학교 알리미와 대학알리미에서 관심 항목의 정보를 한눈에 비교.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 교육통계 시스템에 있는 자료는 그대로 활용하도록 하여 교직원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 하였다.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평가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위학교에서 실시하는 교과별 학업성취 사항은 200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는 2010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전년대비 향상도는 2011년부터 공시할 예정이다.
학교정보공시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학교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에서는 성장의 주요 인프라인 초·중·고등학교의 지원을 위한 근거가 제공되므로 객관적 자료에 기초해 지역 공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단위학교의 경우 학교 전반의 책무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초학력 미달학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교육성과에 대한 교사들의 책임감을 높이고 재정 등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학교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다른 학교들과 비교하여 강점은 더욱 부각하고 약점은 보강함으로써 학교 상호간에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학계에서는 그간 자료 부족으로 겪었던 어려움이 해소되어 각종 연구가 활기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공시를 통해 객관적이고 다양한 자료가 제공되면 교육 현안과 관련된 여러 주제에 대한 정책 및 학술연구가 가능해 질 것이다. 시도교육청에서도 학교나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정책수립과 지원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학교정보공시제는 현상에 대한 정확한 분석으로 우리나라 공교육의 품질을 전반적으로 높여나가기 위한 적극적 의지의 표명이다. 각각의 학교가 환경적 조건에 맞게 다양화.특성화해 나가는 동시에 정부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교에 더 많이 지원하여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건강한 경쟁의 장이다.
나아가 학생과 학부모가 ‘알고 선택할’ 수 있는 교육권의 보장이자 공교육의 보편적 수준을 높여 나가는 기본 토대이다.
이제 막 시작된 교육정보공시제가 학교 당국의 적극적인 참여와 국민적 관심을 자양분으로 능력 있는 학교, 나아가 신뢰받는 공교육을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인엽 (교과부 학교정보분석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