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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루...장바구니로 지구를 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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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루...장바구니로 지구를 구하는 법
  • 영남방송
  • 승인 2009.02.1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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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각한 기온상승과 자원고갈, 인구팽창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지금, 유한한 지구는 무한한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없다. 우리가 입는 옷, 사는 집, 먹는 음식물,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주는 온갖 종류의 상품과 자동차 등 이 모든 것들은 생산과 소비, 폐기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생산과 소비를 멈출 수는 없겠으나 저탄소 녹색생산과 녹색소비로 우리의 체질을 바꾼다면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

환경을 고려하는 녹색소비는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실천할 수 있다. 우선은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을 하지 않거나 다르게 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2005년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사무실에서 여름철에는 넥타이를 풀거나(cool biz) 겨울철에는 웃옷을 입도록(worm biz) 권했다. 일본 정부는 이 캠페인을 통해 사무실 온도를 2℃ 정도 높일 경우 연간 160~29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여 3,000억원의 에너지절감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조건 새 것, 큰 것을 찾을 게 아니라 쓰던 물건을 다시 써 자원낭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가 1년간 살았던 영국 버밍엄시의 경우, 2km 남짓한 작은 타운의 거리에는 환경단체, 심장재단, 암재단 등에서 운영하는 10여개의 중고물품점이 있었다. 쓰던 물건을 기증하면, 단체들은 이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거기서 얻은 수익금으로 단체의 목적사업에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 매장을 운영하고, 주말이면 물건을 고르는 시민들을 많이 볼수 있었다.

식습관을 바꾸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식품들을 재배·사육·수확·가공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량은 차량에 들어가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보다 연비가 4분의 1밖에 들지 않듯이, 식품도 식물계 식품은 육류에 비해 생산에너지를 대략 4분의 1밖에 안 쓴다. 붉은색 육류가 많은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를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얘기다.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는 것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쇠고기를 1㎏ 생산하려면 곡물 7㎏가 들어가는 반면, 돼지고기는 4㎏, 치즈나 계란은 3㎏, 닭고기는 2.2㎏ 정도면 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를 염두에 두고 먹을거리를 선택하여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란 식재료가 생산·운송·소비되는 과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양으로 표시한 것이다.
2004년 일본 아오모리현 중학생 3명은 학교급식 식재료들이 얼마나 먼 곳에서 운반돼왔을까를 조사했다. 수입 농산물은 해당 국가의 수도부터, 국산 농산물은 해당 지역의 도청 소재지부터 학교까지의 직선거리를 각각 구했다. 모두 합산해보니 12만 4,400km였다. 아오모리 지역의 농산물만 사용하는 급식도 있는데, 그 경우는 4,400km로 크게 떨어졌다. 이 조사는 그 해 전국 프리젠테이션 콘테스트에서 중학생부문 최우수상을 받았고, 그 뒤 많은 학교들이 푸드 마일리지를 환경교육 소재로 삼고 있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무조건 국내에서 재배된 식재료라 해서 푸드 마일리지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내산만을 고집할 경우 사계절의 특성상 제철 음식이 아닌 작물을 온실에서 키워야 해 탄소배출량이 더욱 늘어나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가 겨울철에 국산 딸기나 수박을 먹으려면 그만큼 비닐하우스에서 경유를 태워 온실을 덥혀 재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녹색소비생활의 기본은 이왕이면 친환경상품을 사서 쓰는 것에서 출발한다. 유럽 국가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인증하는 환경라벨링제도를 발전시켜 왔는데, 최근에는 탄소라벨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탄소라벨은 제품의 원료채취·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제품에 표시하는 마크이다. 탄소라벨을 통해서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가를 비교하면서 살수 있다.

탄소라벨의 원조격은 영국의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가 개발한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으로 여러 제조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영국의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Tesco)는 2007년부터 세제, 오렌지주스, 감자, 전구, 의류 등 20여개 제품에 탄소라벨을 표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조만간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동경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친환경상품전시회에 맥주, 식품 등 30개 제품에 탄소라벨을 부착한 식품들이 선보였다. 맥주회사인 사포로나 유통업체인 이온은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에 탄소라벨을 붙여 판매할 계획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소비자 80%는 저탄소 상품이나 고효율 제품을 구매하는 데 매월 2,000엔 정도를 더 쓰겠다고 답하였다.

시민단체들이 발간하는 녹색소비 가이드북을 참조하는 것도 우리 생활을 그린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국의 영향력 있는 한 민간단체는 윤리적 평가지표를 활용하여 기업의 제품을 평가하고 윤리적 기업 마크를 제품에 붙인 쇼핑가이드북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2008년판 쇼핑가이드북에는 친환경공산품, 공정무역(fair trade) 제품, 유기농산물, 에코투어, 친환경 금융상품 등 700여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문승식 (친환경상품진흥원 구매진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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