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시민 편에서 소임 다해야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시장에게 바란다' 창구가 김해시청 홈페이지 첫 화면에 안내되어 있다. 22일 여기에 ‘장유1동 대동1단지 버스승강장 부스 교체’를 건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김ㅇㅇ이라고 밝힌 시민은 “장유1동 대동1단지 버스승강장 오래된 의자와 부스로 지저분하여 미관상 좋지도 않다”라고 말하며 교체를 요청했고, 그게 어려우면 청소라도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덧붙여 “건너편 승강장과 인근 부스들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다”라고 했다.
이 게시판에는 평시 다양한 정책제언과 애로 및 건의 사항 연 3천5백여 건이 접수되고 있다. 시민들은 이를 통해 현장의 민원과 문제점들을 전달하고 시장은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창구이다. 모든 제언은 가능한 빠르게 답변하여 민원을 해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본지는 1월 31일 자 ‘거리 흉물, 버스승강장 정비예산 일방 삭감’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김해시가 김해방문의 해를 맞아 원도심 환경개선의 일환으로 외국인 방문이 잦은 동상동, 회현동, 부원동 등지의 버스승강장 일제 정비를 계획하였다가 필요한 예산 5,179만 원이 시의회에 의해 2,179만 원 삭감되어 차질을 빚음으로써 시민 편의와 거리 정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김해시 관계자도 “구체적인 재검토 지시나 토론과 의견도 없이 총괄 액수 위주로 그냥 삭감되어 버렸다. 그래서 예결위에서 조정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이유는 저희도 모른다”라고 말해 시의회의 예산권 갑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시민들의 편의 도모와 도시 정비는 애로를 호소하기 전에 확인하여 개선하는 것이 가장 좋은 행정이다. 이러한 선제적 행정 활동을 시의회가 오히려 제동을 걸면서 행정 존립의 목적을 무색게 하는 시의회의 역기능 사례였다.
시의회가 행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시민이 가려운 곳, 아픈 곳을 미리 찾아 ‘시민행복’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기본 소임이다. 예산의결권과 행정견제 권력으로 공무원 줄 세우기, 이해관계 앞세우기, 예우 소홀 등으로 갑질하지 않겠다는 것은 자신들을 지지한 유권자들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
건전하고 실질적 견제로 낭비행정, 부패행정, 중복행정 등을 방지하고, 행정 권력이 시민에게 갑질하지 못하도록 주력해야지 행정에 딴지 거는 제도가 풀뿌리 민주주의는 아닐 것이다.
김해시도 이번 기회에 1회성 땜질 처방이 아니라, 김해시 전체 버스 승강장을 다시 한번 정밀 점검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의회를 설득하여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맞이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김해시의회 의장 류명열(국민의힘) 의원이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의회를 만들어 시민이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한 것처럼 시의회가 오로지 시민 편에만 서서 소임을 다하는 것인지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