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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으로 빠른 ‘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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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으로 빠른 ‘참 여름’
  • 영남방송
  • 승인 2009.05.31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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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더위가 기승이다. 아직 5월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고 있다.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을 일본에서는 ‘진하일(眞夏日)’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딱히 부르는 용어가 없지만 ‘참 여름’으로 부르면 될 듯하다.

1980년대, 서울은 5월에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2일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는 5일로 늘어났다. 2000년대 들어서는 벌써 7일째 나타나고 있다. 너무 빠른 증가 속도다.

평균기온이 20도를 넘을 때를 여름의 시작으로 본다면, 30년 평년값을 기준으로 서울의 여름은 5월30일에 시작된다. 올해의 경우는 5월 상순에도 여름 같은 날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여름은 이미 5월25일에 시작되었다. 여름이 평년보다 닷새나 빨라진 것이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연구소의 권영아 박사 연구팀은 연구보고서에서 유엔 IPCC의 기후예측 시나리오대로 온난화가 심해지면 2090년 서울의 여름은 5월 8일부터 10월 9일까지 155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에 여름이 빨리 찾아오는 현상은 훨씬 더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

여름과 더위는 사람을 쉽게 지치게 하고, 날카롭게 하고, 무기력하게 하기도 하지만 만물의 생장에는 꼭 필요하다. 지금의 문제는 더위가 찾아온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빨리 찾아온 데 있다. 그것도 인간의 이기적인 인위적 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큰 문제인 것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처음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운 헛웃음이 나온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런 조급한 문화가 ‘빨리빨리 증후군(Double Hurry-up Syndrome)’으로 불릴 때는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였다. 우리말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작은 꼬마 아이들을 영어 학원으로 일찌감치 내모는 일부 부모들을 보면서 ‘빨리빨리 증후군’의 문제가 심각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여름과 더위까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빨리빨리 증후군’의 부작용임이 분명하다.

‘산에 나무를 심어야 명태가 돌아온다’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공익 카피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명태 수확량이 현저히 줄었다고 해서 ‘빨리빨리’ 이 바다로 저 바다로 명태를 쫓아다니는 것은 우매한 짓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명태가 잘 살 수 있는 조건의 바다를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현명한 일이다.

빨리 찾아오고 더욱 길어지는 여름에 대한 대책은 절대 조급함이 없어야 한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책 역시 서두름이 없는 진중하고 장기적인 것이어야 한다.

기후변화, 온실가스 증가, 지구온난화는 모두 속도의 문제이다. 속도의 조절 없이는 절대로 속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경(書經)의 ‘홍범구주(洪範九疇)’에 보면 아래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지혜가 있어야 철에 맞는 더위가 따른다 (曰哲 時燠也)"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지혜롭지 못해서 이른 더위가 찾아오는 것은 아닌가? 이 1000년도 더 지난 오래된 글귀가 우리의 오늘을 반성하게 한다.

김영도(웨더아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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