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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재기 염원 등돌린 '풍운아' 이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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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재기 염원 등돌린 '풍운아' 이천수
  • 이규순 기자
  • 승인 2009.06.27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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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를 바랐던 팬들의 염원은 결국 '배신'으로 돌아왔다.

'풍운아' 이천수(28)가 또다시 한국축구에 생채기를 냈다.

지금까지 이천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거침없는 입담과 행동을 하며 '미꾸라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출중한 실력 탓에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

그러나 이천수는 교묘한 언론 플레이로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의 불가피성을 주장했고 끝내 자신의 목표를 이뤄냈다.

지난 시즌 후 수원삼성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리된 이천수는 자신의 원 소속팀인 페예노르트(네덜란드)로부터의 복귀 소식도 가물가물해져 올 시즌을 앞두고 자칫 무적 선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천수는 모든 지도자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준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전남드래곤즈 입단에 성공했다.

이천수는 첫 출전이었던 3월9일 FC서울전에서 팀이 0-6으로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품고 주먹감자를 날려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 곽정환)으로부터 6경기 출전정지와 기수봉사 명령을 받자, 삭발에 가까울 정도로 머리를 짧게 깎고 기수봉사에 나섰고, 취재진과 만나 "복귀 후 뼈를 깎는 심경으로 전남과 박 감독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천수의 매니저는 지난 23일 기자들을 불러모아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페예노르트가 이천수의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연봉 9억원 이상을 지불하는 팀이 나타나면 이천수가 이적을 거부할 수 없는 옵션이 걸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항서 전남 감독은 26일 오후 "(1월 이천수 영입에 관련됐던)에이전트에게 이천수가 만약 6월에 이적을 추진하게 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천수가 이적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히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천수는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 언론을 통해 자신이 유리한 위치에서 사태를 주도하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신의마저 저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냉정한 모습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천수는 사우디의 알 나스르가 자신에게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약속하자, 박 감독을 직접 찾아가 이적을 허락해달라고 요청까지 한 것으로 전해져 축구계 일각에서는 이천수가 도의적인 책임마저 외면했다는 비판의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천수의 영입을 위해 구단(전남)을 찾아가 담판을 짓는 등 직접 발로 뛴 박 감독의 상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어 보인다.

박 감독은 "지금은 내가 가타부타할 상황이 아니다. 상황이 정리되고 구단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면 그때 얘기해야 할 문제"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전남 구단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남 구단의 한 관계자는 "선수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며 "이제는 위약금 3억7500만원을 받고 빨리 일을 마무리짓는 것이 팀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전남팬들이 이천수에게 보냈던 뜨거운 성원은 하루아침에 냉소로 바뀌었다.

전남 구단 홈페이지 팬 포럼에는 "위약금을 확실히 받아 차라리 좋은 선수나 영입하자(ID gog******)", "앞으로는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도 보고 선수를 영입하자(jih******)", "이천수가 기수봉사 명령을 받았을 때 함께 나서겠다고 한게 부끄럽다(gig*****)" 등 갖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일로 인해 향후 이천수의 K-리그 복귀마저 불투명해져 보인다.

그가 해외리그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하더라도 지난 날의 숱한 문제로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구단들이 나서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일었던 이천수의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 허정무호 승선 문제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도의적인 문제까지 일으키며 K-리그를 떠난 선수에게 태극마크를 쥐어줄 수는 없는 일인데다가, 허정무 대표팀 감독 역시 취임 후 꾸준히 대표선수로서의 마음가짐을 강조해온 만큼 붉은 유니폼을 입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이천수는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왔다고 누차 밝혀왔다.

하지만 그는 제 스스로 무덤을 파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는 이천수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자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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