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마운드와 타선을 앞세운 KIA 타이거즈(62승4무40패)가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펼친 두산 베어스(59승2무45패)와 SK 와이번스(61승5무44패)가 바짝 뒤쫓고 있다.
세 팀의 공통된 목표는 정규리그 1위다. 리그 우승팀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라는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서다. 한국시리즈 직행이 우승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기록으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00년대 치른 9차례 한국 시리즈 중 정규리그 1위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무려 8번이나 된다(2000년 드림·매직 리그 포함).
한국시리즈 직행의 가장 큰 매력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6개월이 넘는 치열한 페넌트레이스로 지칠대로 지친 선수들에게는 꿀맛과도 같은 시간이다.
현대 유니콘스 시절 수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던 김재박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김 감독은 "무조건 직행이 유리하다. 쉬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오프를 전승으로 통과할 경우 어느 정도 휴식기도 가질 수 있지 않냐고 되묻자 그는 "투수들의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오면 공이 제대로 포수까지 가지 않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지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2000년대 들어 유일하게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우승한 팀은 어디일까? 바로 2001년 두산이다. 당시 기적과 같은 행보를 거듭하며 얻은 '미라클 두산'이라는 기분 좋은 별칭은 여전히 두산을 따라다니고 있다.
현재 2위에 올라 있는 두산은 이변이 없는 한 4강 진출이 유력시 된다. 하지만,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 진출이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다.
김경문 감독은 "선두와 5게임 이상 벌어지면 힘들지만 그 안쪽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선두 탈환의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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