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의 잔향-
김 성 일
태양이 돌아 앉은 땅
산정에 오르니
사라진 도시의 불빛
노을처럼
내 가슴에 젖어든다
햇빛이 사라진 능선마다
바람에 흐느끼고
순장의 애절한 울부짖음
살아 있는 자들의 배경으로 흐느낀다
갈기 세위 달리던
준마의 울음소리
가야금 열두 줄의 선율
허무의 숲에 묻혀 바람으로 일어서서
내 가슴을 스치며
말문을 닫기에 차라리 목이 마르다
찬란하게 꽃피웠던 꽃밭
보이는 것은 슬픔이거나
절제 되어 먼 것은 더 멀어
그 가장자리에 비추는 밝은 그림자
다 볼 수 없는 우리들의 하루
거슬러오를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
한국시인연대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자문위원
評說
역사는 물 굽이쳐 내리듯 현실에 안주하며 본다. 화자는 대가야의 숨결을 맞이하듯 '순장의 애절한 울부짖음' '준마의 울음소리' 들으면서 옛일을 반추하고 있다. '가야금 열두 줄의 선율'은 어느새 '허무의 숲에 묻혀 바람으로' 흘러간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던가. 의인관적 세계관을 잘 나타 내었다.
- 안태봉 詩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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