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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명 지킴이 소화기…관리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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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명 지킴이 소화기…관리가 중요
  • 영남방송
  • 승인 2013.10.0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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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소방산업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 8월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유압공장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작동하는 순간 폭발이 일어나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다. 소화기는 화재가 났을 때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초기 진화장비인데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평소 소화기와 친숙하지 않은 일반 국민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화기 사용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을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폭발의 두려움 때문에 소화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면, 그 짧은 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인명과 재산 피해로 확대될 것이다.

국민들의 불안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소화기는 과연 안전한 것인가?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가압식 분말소화기는 왜 폭발하는가?

사고 소화기는 1990년도에 생산된 가압식 분말소화기이다. 분말소화기는 일반적으로 가압식과 축압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화기 폭발사고에 대한 통계가 없어 일본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43년간(1968 ~ 2010) 발생한 분말소화기 폭발사고 143건 중 가압식이 89%, 축압식이 4%, 기타가 7%를 차지하고 있다.

축압식에 비해 가압식소화기의 폭발이 많은 이유를 소화기의 구조 및 작동원리를 비교해보면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축압식소화기는 용기 내부에 소화약제와 함께 압력원(가스)이 축압되어 있어서 소화기 작동시 축압된 가스압력에 의해 소화약제를 방사시키는 방식이다. 축압식은 가스가 새어나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함부로 분해하거나 충전하지 않는 한 폭발의 위험은 거의 없다.

가압식소화기는 별도의 가압용 가스용기(Cartridge)가 있어서 소화기 작동시 가압용 가스용기 윗부분이 개방되면서 소화기 용기 안으로 압력이 가해져 용기 안의 소화약제를 방사시키는 방식이다.

가압식소화기가 폭발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가압식소화기는 손잡이를 누르는 순간 CO₂ 가스가 충전된 가압용 가스용기가 개방되는데, 소화기 용기에 결함(용기의 부식, 캡의 이완이나 손상)이 있을 경우 가압용기에서 나오는 가스의 순간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용기가 파열되면서 폭발할 수 있다. 특히 노즐을 통해 방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용기내 압력이 더욱 상승하므로 위험할 수 있다.

위급시에 단 한 번의 기회를 주는 소화기!! 관리가 중요하다

원래 가압식소화기 용기는 방사압력원에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용기의 부식이 진행되면 두께가 얇아져 압력에 대한 내구성이 약해진다. 철제 소화기 용기는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도장을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공기중 수분의 침투로 용접부위 주위에서부터 서서히 부식이 일어나 점점 확산된다.

폭발한 소화기를 직접 살펴본 결과 이번 소화기 폭발사고도 용기 하단부 용접부위 주변의 부식이 주원인이었다. 노즐 안에 소화약제가 묻어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소화약제도 제대로 방사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용기내 압력이 상승하여 용기 밑면이 고압에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어 떨어져 나갔다. 이 때 고압가스가 분출되면서 폭발하여 그 반발력에 의해 소화기 본체가 로켓처럼 솟아오른 것이다. 따라서 가압식소화기의 폭발은 소화기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관리의 문제가 더 크다.

일반 가전제품도 5~10년 정도 지나면 소모성 부품에서 고장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다만, 가전제품은 자주 사용하므로 고장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소화기는 불이 나기 전에는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사용 전까지 고장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은 소화기가 불을 끄는 도구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 소화기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화기는 관리가 안되고 그냥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유사시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자 한다면 우리가 집에서 가전제품을 관리하듯이 소화기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소화기에도 국민적 관심이 필요할 때

가압식소화기는 2000년 이후 생산이 중단되었고 이후 축압식소화기가 보급되어 왔다. 그러나, 그 전에 생산된 가압식소화기들이 아직도 많이 배치되어 있고 실태파악이 어려워 이번과 같은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은 언제라도 있다.

한국소방기구공업협동조합에서 소화기의 내구연한을 8년으로 정하였지만 권장사항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소화기 폭발사고를 방지하려면 국민들이 소화기가 부식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하여야 하며, 오래된 구형(가압식) 소화기를 자발적으로 신형(축압식)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사람들도 축압식과 가압식소화기를 외관으로 구분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손잡이 부분에 압력게이지가 달려 있으면 신형이고 압력게이지가 없다면 구형이다.

이번 소화기 폭발사고를 계기로 노후화된 소화기에 대한 종합 관리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대국민 홍보 및 소화기 관리자 교육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나 소화기를 쉽게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관심하다. 불이 나지 않는 한 소화기를 만질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간의 판단 실수로 우리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을 수 있으며, 화재가 번진 이후에는 아무리 후회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소화기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진다면 이번과 같은 소화기 폭발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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