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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벙거지 쓴 뽀이에서 특 연회장 주임으로 승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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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벙거지 쓴 뽀이에서 특 연회장 주임으로 승진하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4.01.19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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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17)

하루는 맥주를 주제로 시를 짓게 했는데 그때 배운 맥주 詩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아 아직까지 써먹고 있다.

주방장은 "맥주잔은 역사로서 우리가 태어(생)나고 사라져 가는(죽음) 이치가 이 잔에 다 담겨 있다"며 직접 맥주를 따라주며 살다가 힘들 때 맥주잔이 넘치도록 맥주를 가득 부어 마시면서 자기가 가르쳐 준 시를 음미해 보라고 한 그 명시를 45년 만에 특별히 공개한다.

반드시 맥주잔을 들고 “동그란 해안선에 넘치는 흰 거품, 일류 백억 년의 역사가 이 한 잔에 서렸구나”. “짱” 둥근 잔은 우주이며 지구이고 그 속의 맥주는 물로서 바다가 되는 것이고 맥주를 감싸고 있는 둥근 컵의 끝은 해안이 되는 것이다.

맥주를 컵에 따를 때 솟아오르는 수많은 기포들은 무수한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이고 힘든 여정을 헤치며 끝까지 솟구쳐 올라와 맥주잔 밖으로 떨어져 사라지는 흰 거품은 삶의 마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나고 죽는 것이 순간(찰나)이지만 인간들이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 맥주 한 잔 가득 부어 시원하게 마시는 것은 백억 년의 역사와 우주를 마시는 것이니 이 얼마나 통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또 한 가지의 교훈은 만물의 연장인 인간이 감정도 의리도 없는 술에 자신을 빼앗기는 실수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술은 자신을 높이 평가해 주고 대접해 주는 주인을 좋아하며 모든 에너지를 다 주려고 하지만 어느 순간 술이 주인이 되었다는 판단이 드는 순간 악마가 되어 행복한 나의 모든 것들을 다 뺏어 허공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 몸에 들어온 술이라는 놈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만이 술을 먹을 자격이 있으며 상 주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술잔을 받아 들고 서로 건배할 때 연장자보다 자신의 술잔이 약간 아래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술잔이 높게 올라갈수록 하늘과 가까워지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적게 먹은 사람이 더 오래 살아야 한다는 인생연배들의 배려에서 연유된 것이지만, 먼저 가고 싶으면 이를 무시하고 높이 쳐들고 실컷 마셔도 된다.

필자가 처음부터 배운 술이 한국 최고 위층들만이 즐기던 최고의 양주였고 여기다 주당 교장선생님으로부터 확실한 주법과 예절교육을 받은 한국 최초의 주당 학교 제1기생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지금도 가끔 술을 잘 부려 먹고 있다.

호텔 뽀이로서 친절하고 상냥하게 최선을 다하는 필자를 지켜보던 호텔 사장님께서 어느 날 새로운 뽀이를 채용하고는 필자를 호텔 3층 특 연회실 안내 담당 주임으로 승격시켜 주었다.

3층의 특 연회실은 1.2.3단으로 별채의 무대가 있는 대 연회석으로 별도의 욕실이 달린 특실(방) 3개와 음향 조명 노래 등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그야말로 특수 안가인 셈이었다.

이곳을 찾는 주 고객 6~70%가 정부의 장관급들과 정치인 그리고 별을 단 장군들이었다. 나머지 30% 정도가 재력가인 사업가들과 조직의 큰형님들이었다.

이들을 맞이하고 접대하며 연회와 공연을 펼치면서 접대를 하는 대상들은 영화나 TV에 자주 나오는 그 주인공들이 대부분이었다.

필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고객과 접대를 위해 호출된 연예인들을 맞이하는 별실 담당으로 주로 장관과 장성들이 차고 온 권총을 받아 보관함에 넣고 그 열쇠를 수행원 또는 기사에게 주는 것이다.

그리고 차출된 연예인들은 입고 온 옷 중 무기가 될 수 있는 반지, 목걸이, 팔지 등과 끈 달린 옷가지인 스타킹 브래지어 등은 모두 벗어 보관하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옷으로 갈아입고 호텔 측 여자 지배인으로부터 몸수색을 철저하게 당하고 난 후 연회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전쟁터도 아니고 술 처먹으러 오면서 모두들 권총을 차고 오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개 폼 잡는다고 차고 왔으면 권총을 가지고 들어가든지 필자가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잘 모르면서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모두 호텔 뽀이 출신에게 다 맡겨놓고 퍼지러지게 처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을 볼 때마다, 참으로 정신 나간 인간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그 권총이 대통령을 돌아가시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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