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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화를 다스리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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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화를 다스리는 지혜
  • 금산 스님
  • 승인 2014.02.11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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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스님.  
 

성인께서 사밧티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핑기카라는 젊은이가 찾아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로 성인을 모욕하였다. 그래도 성인은 핑기카가 퍼붓는 욕지거리를 듣고만 있을 뿐이다.

성인이 별 반응이 없자 욕을 하던 이내 잠잠해졌다. 이때를 기다렸다가 그에게 말을 건넸다.

“청년이여, 그대의 집에도 가끔 손님이 오는가?”
“물론 찾아옵니다”
“그러면 그대는 손님들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지 않는가?”
“당연히 접대를 하오”
“만약 손님이 그 음식을 먹지 않고 가면 그 음식은 누구의 것인가?”
“그야 물론 내가 접대한 음식이니까, 내 차지가 되겠지요. 그런 것은 왜 묻는 거요?”
“청년이여, 오늘 그대가 나에게 욕설로 차려진 진수성찬을 나에게 대접하려 했네. 나는 그 진수성찬을 받고 싶지 않네. 그러니 그 모욕적인 언사들은 모두 젊은이 그대가 차지해야 될 것이네. 젊은이, 내가 그대의 욕설을 듣고 화를 내면서 똑같이 욕설을 했다면 손님과 주인이 서로 권하거니 받거니 하는 꼴이 되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네.”
그러자 핑기카는 조용히 웃고 있는 성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 젊은이는 외도를 신봉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이렇게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은 것은 그의 동족 한 사람이 성인의 제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이 계기로 성인이 어떤 분인지, 그분도 화를 내는지 어떻게 하는지 떠보려고 모욕을 준 것이었다.

성인은 이미 탐진치를 떠난 분이었다. 누가 와서 모욕을 준다고 마음의 동요나 분노의 감정을 일으킬 분이 아니었다. 그의 속셈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수양을 어지간히 했다는 사람도 자신을 무시하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들으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아직 나라는 생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수행이 익은 사람은 그러지 않는다. 화를 낼 마음이 없는데 무슨 마음의 동요로 화를 내겠는가?

분노란 불길과 같아서 부채질하면 할수록 더욱 거세게 타오르며, 참고 다스리면 사그라지는 것이 분노다. 성인이 젊은이에게 가르쳐 주고자 한 것은 분노의 불길을 잠재우고 다스리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은 나라는 집착에서 시작한다.

욕을 하는 사람이 입이 더러워지지 듣는 사람이 더러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듣는 나는 그 욕설이 나의 것으로 만들어 받아들여 내 것으로 소화시켜 분노한다.

우리는 화를 내는 이유는 집착에 있다. 내 것이라는 것에 갇혀 있어서 화를 낸다. 참으로 상대방이 접대하는 분노를 받지 않으려고 하지 않고 받으려고만 한다. 이제 분노는 받으려고 하지 말자. 상대방이 차린 분노를 자기가 다 먹도록 받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를 다스리는 것이다.

참는 것은 분노를 이기고
착한 것은 악한 것을 익네.
은혜를 베풀면 간탐을 항복 받고
진실한 말은 거짓의 말을 이기네.

꾸짖지 않고 사납게 하지도 않아도
언제나 성현의 마음에 머무르면
나쁜 사람이 화를 돋우더라도
돌산처럼 움직이지 않을 수 있으리라.

금산 스님(우리절 주지, 영남매일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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