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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조심기간, 바비큐 조금만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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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조심기간, 바비큐 조금만 참자!
  • 영남방송
  • 승인 2014.02.25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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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

60년 만에 찾아온 청마(靑馬)의 해. 2014년 새해가 시작 된지도 벌써 한 달이 가고 2월도 절반이 지났다. 지금쯤이면 야심차게 준비했던 새해목표가 작심삼일로 무너지지 않았나 뒤를 돌아보게 되고, 부족했다면 목표달성을 위해 운동화 끈을 다시 묶게 되는 시점이 아닌가 한다.

지난 2013년은 여느 해 보다 힐링과 캠핑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힐링과 캠핑이 문화·레저의 키워드로 급부상하였다. 또한 지난해 캠핑산업 4000억, 캠핑인구 150만이라는 실적은 그 열풍을 실감할 수 있다.

힐링과 캠핑 최고의 공간 ‘숲’은 ‘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지거나 꽉 들어찬 것’을 표현하는 ‘수풀’의 준말이다. 하지만 숲에는 나무만 자라는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울창하게 자란 숲은 대기의 과학적인 작용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바람은 구름을 형성하여 비를 만들어 지구에 생명의 씨앗을 전달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또한 나무들이 뿜어내는 자기보호물질인 피톤치드와 맑은 산소가 풍부하다. 이로 인해 심신을 치유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는다.

인간에게 많은 혜택과 삶의 희망을 주는 숲을 오랫동안 우리곁에 머물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남의 것 그리고 공동의 소유가 아닌 내 것으로 생각하고 아껴 쓰며 보존되어야 할 것이다.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3월과 4월이 되면 전국은 크고 작은 산불로 몸살을 앓는다. 1년 중 대기가 가장 건조한 이 기간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산불발생 관련 뉴스가 첫머리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굵은 땀방울과 노력으로 보존해온 숲은 산불로 인해 한줌의 재로 변하게 된다.

산불 원인의 약 70%는 실화 즉, 담뱃불, 논밭두렁 태우기, 임야주변에서 쓰레기 소각 등 조금만 주의하면 막을 수 있는 실화라고 한다. 산림청과 일선 시, 군, 구청에서 봄철이 되면 산불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산불로 인한 피해면적은 매년 줄지 않고 있다.

숲이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고 원상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까지는 최소 3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산불이 난 곳에 나무를 심고 식생이 활착되면 산불로 인해 산성화된 토양이 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토질로 변화된다. 그때 비로소 많은 종류의 동식물은 물론 미생물이 다시 저마다의 공간을 하나씩 차지하게 되는데 이 기간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예산이 투입되는지 모른다.

무엇보다 산불로 인한 피해는 인간에게 영향이 가장 크다. 당장 뜨거운 햇볕을 가려줄 무성한 나뭇잎이 사라지고, 금방이라도 쏟아질듯한 메마른 경사면은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며 산과 인접한 가옥은 물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자연휴양림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는 힐링은 커녕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심신을 더 힘들게 할 것이다.

캠핑의 매력 중 캠프파이어와 바비큐를 제일먼저 손꼽는다. 컴컴한 숲 속에서 붉은 모닥불은 운치가 있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이야기꽃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이다. 또한 이글거리는 장작불로 만든 즉석음식은 인간의 뇌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될 정도로 즐겁고 새롭다.

올해는 산불조심기간이 6월 8일까지 예년에 비해 약 1달 정도 늘어나는데, 이 기간까지 국립자연휴양림 모든 장소에서는 바비큐가 금지된다.

이는 혹시 모를 산불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아직 캠핑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벌써부터 많은 이용객들이 바비큐 금지와 관련해서 불만을 표시하거나 항의하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 그리고 희망으로 만들어진 우리 숲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넓은 이해가 필요하겠다. 이러한 불편함에 대한 보상은 너가 아닌 나에게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내가 있는 곳이 낙원”이라고 했다. 지금 창밖을 둘러보면 대부분 지역에서는 숲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평소에 숲의 존재가치를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쉽지만 도시숲을 포함한 녹색의 공간이 몇 일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쉽게 우울증에 빠진다. 이렇게 우리 옆에서 묵묵히 지키고 있는 숲이 있는 이곳이 지상의 낙원이다.

당장의 즐거움과 부주의로 숲을 잃게 된다면 힐링을 넘어 희망과 그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국립자연휴양림 뿐만 아니라 숲이 있는 공간에서 산불조심기간만이라도 바비큐 이용은 참자! 그러면 세상이 풍요로워 질 것이다.

시원한 봄바람이 곳곳에 감도는 5월과 6월이 되면 그동안의 노력과 인내가 아까시향이 되어 세상을 달콤하게 할 것이다. 곧 힐링은 두 배가 될 것이다. 이렇게 숲은 향긋한 미래를 만들어주는 우리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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