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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소방안전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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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소방안전의 출발
  • 영남방송
  • 승인 2014.08.19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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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성 중앙소방학교장

국민과 소방사이의 신뢰구축은 소방안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왜 그럴까’ 의아할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신뢰의 의미는 ‘굳게 믿고 의지함’이며, 국민들의 소방에 대한 이러한 신뢰는 소방당국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의 실효성을 높이게 되어, 스스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에 힘쓰기 때문이다.

신뢰를 얘기하는데 사회자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행정학계에 대두되는 사회자본의 주 요소가 ‘신뢰’이기 때문이다. 사회자본은 경제자본, 인적자본 및 문화자본 등에 대비되는 용어로, 경제자본은 화폐가 아닌 토지 및 기계와 같은 생산수단이고, 인적자본은 교육 및 훈련을 통해 개인에게 체화된 기술과 지식을 의미하며, 문화자본은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문화적 취향을 일컫는 한편, 사회자본은 개인이 아닌 사람들 사이의 좋은 관계망으로, 인적자원을 연결하는 신뢰와 배려심, 참여와 소통 속에 서로를 협력적인 관계로 연결시키는 무형의 개념이다.

사회자본의 개념을 누가 처음 사용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Bourdieu)가 1986년에 학문적 연구를 위해 도입한 이후 많은 학자들이 개념적 특징, 이익 등을 연구해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회자본의 개념을 한 마디로 정의 할 수는 없으며, 대체적으로 신뢰, 규범, 호혜성 및 네트워크 등을 본질적 요소로 본다.

소방안전과 관련하여 찬드라칸탄(Chandrakantan)은 인간적 요소가 화재안전 행태와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특히 소방관서와 시민간의 신뢰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으며, 앤드류스(Andrews)와 브루워(Brewer)는 연구에서 화재로 인한 사망자수와 사회자본이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소방과 사회적 자본의 연관성을 실험적으로 연구한 사례는 없다.

전통적 행정이 관료와 행정기관이 중심이 되어 국민들을 배에 태우고 직접 노를 젓는(rowing) 형태였다면, 지난 몇 정부들은 국민을 고객으로 여기고 경제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가적 정부로서 배의 방향을 잡기(steering)에 주력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이 중심이 되고 국민의 정책참여를 중시하는 행정의 봉사(serving)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행정학자 샥터(Schachter)가 “시민은 단지 고객이 아니라, 주인이다”라고 주장한 것과도 상통한다. 주인이기에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해결 하려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제조건이 바로 사회자본의 본질적 요소인 신뢰인 것이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과 정부, 그리고 국민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호혜성을 추진하고, 이는 정책참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방안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국민이 빠진 일방적인 탑다운(Top-down)방식의 정책으로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 정책의 방향은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되어야 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맞춰져야 한다.

중앙소방학교에서도 명예, 신뢰, 헌신을 교훈(校訓)으로 삼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소방관들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이기에 소방학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기존 소방공무원에 대한 직급별·업무별 맞춤식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화재대응능력, 인명구조사와 같은 소방관련 인증 제도를 통해 현장에 강한 핵심인재를 양성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또한 과학소방을 구현하기 위하여 연구개발(R&D)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동안, 소방의 전통적 3요소는 전문화된 인력, 최신의 장비 및 풍부한 소방용수이다. 이제 이 3요소에 소방관서와 신뢰관계를 형성한 사회자본화된 국민을 더하여 4요소로의 개념 확장이 필요한 시기라 본다. 소방당국의 예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자신이 재난을 본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소방관을 힘들고 애처로운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명예로운 직업인으로 신뢰하고, 나아가 스스로 소방안전을 경제적 이익에 앞서는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스스로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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