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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가슴 미어진다" 광주도 이태원 참사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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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가슴 미어진다" 광주도 이태원 참사 추모 물결
  • 미디어부
  • 승인 2022.11.0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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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 발길 잇따라
희생자 안식 염원·유족 위로·연대 뜻 전해
"청춘은 죄 없다" "국가가 국민 못 지켰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2.11.01.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2.11.01. wisdom21@newsis.com

 "자식 가진 부모라면 가슴 미어질 수 밖에 없죠." "못다 핀 청춘이 무슨 죄가…"

1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애도의 뜻을 담은 글귀를 정성스럽게 방명록에 남긴 뒤 저마다 국화를 한 송이씩 들고 천천히 제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은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한 중년 남성은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엄숙한 표정으로 분향을 마쳤다.

어머니를 따라 분향소를 찾은 한 아이는 고사리손으로 국화 한 송이를 집어 제단 위에 놓으며 살포시 눈을 감기도 했다.

앳된 얼굴의 한 대학생은 제단 앞에서 한참 고개를 떨군 채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애통함에 눈시울을 붉히는 시민들도 있었다.

추모 시민들은 이번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위로하며 안식을 기원했다.

박모(43·여)씨는 "보도를 통해서만 참사 소식을 접하다 보니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 분향소를 찾아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너무도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청년들이 부디 편안한 곳에서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1)씨는 "누군가의 친구이자 아들·딸이었을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며 "유가족 마음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한다. 조문 만큼은 꼭 하고 싶었다"고 했다.

조문 방명록에도 희생자를 위로하고 참사로 슬퍼하고 있을 유족과 공감·연대하겠다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겼다.

방명록에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유가족은 저희 국민이 책임지겠습니다', '애도와 위로를 보냅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하겠습니다',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분향소 한 켠에는 접착형 메모지(포스트잇)에 쓴 추모 글을 붙이는 벽이 마련됐다.

시민들이 손 글씨로 쓴 메모지에도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보내시도록 기도합니다',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길 기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곳에선 아프지 마시길', 'Pray for Itawon', '누구나 안전한 대한민국 꼭 만들겠습니다. 좋은 곳에 가서 부디 영면하세요'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추모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2.11.01.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추모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2.11.01. wisdom21@newsis.com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안전불감증이 낳은 사회적 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딸을 둔 아버지인 최모(52)씨는 "자식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가슴이 미어질 것이다. 희생자를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국가가 이번에도 국민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분통했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안전부, 용산구청, 경찰 만큼은 반드시 사고 예방에 소홀히 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면서 "반드시 일벌백계 해야만 이런 후진국형 참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직장인 강모(29·여)씨는 "희생자 대부분이 또래 친구거나 남동생 뻘 정도 되는 것 같아 남 일 같지 않다"며 "젊은이들이 자유를 만끽하다가 어이 없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들에게는 죄가 없다. 사고 위험을 미리 알지 못했거나 알고도 막지 못한 지자체의 책임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광주시 합동 분향소를 다녀간 추모객은 46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께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주변 좁은 골목에서 사람들이 엉키면서 156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29명은 중상, 나머지 122명은 경상자로 분류됐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사망자 중 10명이 광주·전남과 연관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고 당시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뒤 맞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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