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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ㅡ자신을 위한 농민에 대한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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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ㅡ자신을 위한 농민에 대한 대우
  • 편집부
  • 승인 2009.07.06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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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자신을 위한 농민에 대한 대우

김종덕
경남대 문과대학장

우리는 음식을 먹어야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먹을거리의 생산자인 농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먹을거리가 살아가는데 으뜸이므로 우리의 삶에서 농업과 농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민들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농민들의 생업인 농업을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로 여긴다.

농민들이 좋은 먹을거리를 생산해야, 우리는 좋은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문제의 먹을거리를 먹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잘 먹으려면, 농민들이 좋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도록 힘을 보태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철학자 포에르바하가 말했듯이 먹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우리 자신이 좋아지고, 나쁜 음식을 먹으면 우리자신이 나빠진다.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나는 원리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쁜 음식을 먹으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기대한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농민에게 의존하지만, 농민 또한 우리 소비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농민들이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영농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농민들이 유기농 쌀을 생산했는데 소비가 안 되어 애를 먹은 적이 있다. 반대로 소비자들이 힘을 모으면, 농민들로 하여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도록 여건을 만들 수 있다. 소비자들이 특정형태의 농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 백화점 등에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취급하지 않는 것도 유럽의 소비자들이 운동을 통해 만들어낸 산물이다.

이처럼 먹을거리 소비자들과 농민들이 서로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농민과 소비자 간에 의존과 협력관계가 끊겨 있다. 농민들은 특정 소비자를 직접 염두에 두기 보다는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을 위해 생산하고, 이들 소비자들에 대해 거의 배려하지 않는다. 그들을 모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매일같이 음식을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생산한 농민이나 생산과정에 관심이 없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소비행위가 생산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가급적 싸고 편리한 것을 추구한다. 이러한 구매행위는 농민들이 좋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는데 방해가 된다.

농민들이 어떤 마음과 자세로 생산하느냐에 따라 생산한 먹을거리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농민들이 정성으로 농사를 짓게 되면, 좋은 먹을거리가 생산되고, 반대로 대충 농사를 짓게 되면 나쁜 먹을거리가 생산된다. 농민들이 영농을 할 때 작물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얼마 전에 KBS 방송에서 욕이 양파의 성장에 미치는 실험이 방송되었다. 동일한 온도나 햇볕 등이 주어진 가운데, 한쪽 집단의 양파에게 욕을 계속 들려주고, 다른 집단의 양파에게 음악을 들려준 후 양파의 자란 모습을 보니, 욕을 들려준 양파는 제대로 크지 않은데 비해 음악을 들려준 양파는 잘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결과대로라면 농민들이 작물을 대하는 태도가 작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농민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자신의 일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대충 키우게 되면 그렇게 해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는 좋은 먹을거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농민들이 사회적으로 대우를 받아 자긍심을 갖고 농사를 짓는다면 그가 생산한 농산물은 좋은 먹을거리가 될 것이다.

농민들이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농민들을 대우하자. 농민들을 대우하는 것은 농민들을 넘어서서 우리를 위한 것이다. 그것은 또한 좋은 먹을거리를 먹기 위한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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